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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스전 - 미얀마 바다에서의 도전과 성공
양수영 지음 / 새로운사람들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가스전 개발사업은 대단한 쾌거였다.
이 책은 당시 사업을 주도한 책임자 양수영 박사가 전반적 내용을 정리해 풀어낸 작품이다.
자원개발사업은 MB 정부 시절에 한바탕 요란을 떨다보니 오해가 많았지만 원래 매우 중요하고 이익이 큰 사업이다. 간단히 말해서 요즘 세계 탑 기업 순위를 봐도 몇몇 중국은행들 빼면 주요한 자원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자원사업은 간단히 보면 땅파서 자원을 얻으려는 작업이다. 금을 찾는 노다지도 그렇고 석유찾는 탐험가들도 그렇고 사람 속보다 더 깊은 땅속을 쉽게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개발된 탐구 방법이 <인공지진> 탐사법이다. 파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땅속 지형 연구는 계속 기술수준이 올라간다. 저자는 자원전공 박사로서 여기에서 자신의 전공을 최대한 살려 타국과 비교되지 않는 창의력을 발휘한다.
잠시 석유와 개스의 탐사 과정을 보면 땅 속의 가스를 덮어줄 일정한 사암지대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려면 모래의 흐름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 기존 통념을 뛰어넘어 바다에 특별한 해류가 있어 모래를 나른다고 가설을 세우게 된다.
다들 아는 상식으로 하면 누군들 쉽게 자원개발을 못하겠는가, 그 생각의 허점을 비집고 들어가 새로운 방법, 사고를 결합해야 기회가 온다.
이런 노력이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난관을 맞게 된다. 이런 장면은 운명의 갈림길에 자주 나타난다. 예전에 소설 <불모지대>를 보면서 이란의 석유개발을 하다가 막판에 몰려서 마지막 시도 하나만 더 했는데 석유가 터져나왔다. 주인공의 운명이 당연히 바뀌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땅주인들은 직접 나서기 보다 개발권을 나눠먹는 조건으로 장사를 하게 된다.
미얀마 개발에서도 딱 이런 상황을 맞아 파트너들이 떨어져나가고 대우 모회사는 IMF를 맞게되어 대우인터도 워크아웃인 아주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한번 더 시도를 하고 이를 신속히 수용해준 대우의 최고경영진들의 후원에 힘입어 진짜 가스전을 발견하게 된다.
"비록 대우그룹은 해체되었지만 위기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는 대우의 도전정신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책 167페이지
이후 개발된 가스는 중국에서 3000킬로가 넘는 긴 관을 만들어 가져다 쓰게 된다. 회사로 돌아오는 수익은 20년간 해마다 3000-5000억이 된다고 한다. 말그대로 노다지고 미얀마 정부에는 이보다 수배의 수익을 만들어주어 재정에 큰 기여를 했다.
시간적으로도 십여년이 넘는 긴 이야기지만 기업분야 논픽션 답지 않게 소설같은 흥미를 주어가는 스토리텔링이 좋았다. 불모지대는 일본의 소설이지만 이 책은 바로 한국의 가까운 기업에서 만들어낸 이야기라 정말 더 실감이 났다.
굳이 멀리서 기적을 찾거나 영웅을 만들어내려고 하지 말고 우리 가까이에 최근에 나타난 기업의 영웅들 이야기가 이렇게 많이 모였으면 좋겠다.
한국의 <불모지대>, 미얀마가스전의 기적이 점점 더 퍼져나갔으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