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돈의 배반이 시작된다 - 잃어버린 20년이 던지는 경고
타마키 타다시 지음 / 스몰빅인사이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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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대 집을 사고 해외나갔다 3년뒤에 오니 반토막이 났다.

놀랄일이지만 일본의 경제신문 기자인 저자가 90년대 초반에 실제 겪었던 일이다.

금리 7%대로 낸 큰 빚을 30년간 갚아나가면서 어지간히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저자는 30년간 일본에서 출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경제 뉴스를 만들어왔다. 그래서 긴 안목에서 일본의 경험을 가지고 한국에 도움 될 이야기를 모아보았다.


한국과 일본은 오랫동안 비교가 되었다. 88올림픽 때는 한국이 일본의 언제쯤인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이렇게 서로간에 몇년이라는 격차를 가지고 보다가 15년 10년 이런식으로 줄어드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일본의 잃어버리는 20년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고민 어린 질문이 늘어난다고 한다.


저자는 이런 질문에 대해서 경제전반,개인의 삶,기업 등 여러 차원에서 이야기를 정리해준다.

우선 경제전반을 보자,

두 나라를 비교하는 간단한 방법은 오가는 사람들 손에 뭐가 들렸나이다. 한국인들이 최근 일본에서 각종 소비재를 들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돈키호테와 같은 잡화점, 편의점, 문방구 등을 들러 와 싸다고 하면서 물건을 산다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한국이 물가가 비싼 것이고 이는 유통구조의 과점화가 가져온 비정상이라고 본다. 이 주장은 간단히 납득이 간다. 롯데 등 제과회사들의 거품포장과 이에 맞서는 해외과자 직수입의 대결이 그렇다.

유통의 과점화는 오래가기 어렵고 정당화되기도 어려우니 거꾸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된다고 지적도 한다.

사실 이 부분은 오마에 겐이치가 10년전에 냈던 책에서 <생활자 대국>을 만들자고 외치며 했던 주장과 맥이 통한다. 


그리고 가장 우려를 던지는 건 한국의 부동산이다. 아무리 봐도 상식적이지 않고 결국은 무너질 것으로 저자는 예단한다.


경제 다음으로는 개인의 삶이 있다. 불황이 꼭 나쁜 것은 아니고 거꾸로 <돈만 추구하던 삶>에서 벗어나 매사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되었다고 한다. 노벨상이 2000년 이후 16개가 나온 것도 한 분야에 천착하는 집념과 사회분위기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한다.

반면 한국은 이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인들은 장인정신 추구형이 아니고 오히려 지위추구형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명퇴하고 치킨집인데 그 결과는 현재로서는 넉넉치 않다.

저자는 이런 변화 속에서 개인도 2막을 살면서 적응을 잘 해야 한다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과거의 지위를 내려놓고 공부를 새로하면서 사람들에게 실용적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라고 한다. 한가지 예는 요리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일본기업의 재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디카와 스마트폰으로 필름 산업이 쫄딱 망했다. 코닥의 파산은 늘 강의의 화두가 되는 바보같은 짓이었다. 그런데 일본의 경쟁사 후지필름은 어떻게 되었을까? 잘 살아남았다. 이유는 키워놓은 자회사가 의약품으로 성과를 내었다고 한다. 

이렇게 기업이 재생하고 변모하는 일들에 대해서 저자는 여러 분야의 대표기업들을 소개한다.

파나소닉 같은 전자기업은 B2B로 변신하고 있고, 히타치 등은 종합 솔루션으로 진화한다.

인상적인 부분은 이토추 상사였다. 한국의 상사들은 최근 몇년간 구조조정뿐이다. 포스코에 인수된 대우도 왕년의 명가 전통은 사라져가고, 물산도 그렇고 LS에 인수된 네트웍스는 곡소리가 난다. 

이에 비해 이토추는 직접 패밀리마트를 인수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프라이드 치킨 공급 등을 일관화시키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든다. 조달,생산 공급 모두를 일관화시키는 전략이고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취급 아이템도 도시락 등으로 다양화 된다. 연 이익은 거의 2조원을 낸다. 대단한 성과다.

확실히 상인 전통은 일본이 앞서고 한국의 유통은 여전히 뒤져있는 듯 보인다.

앞으로 주는 시사점이 많은데 이런 예들은 책에 많다.


30년이라는 긴 시간, 한국과 일본의 비교

다 보면서 저자가 언론인으로서 갖춘 안목이 뛰어나다는 감탄을 하게 된다.

가까운 선생 일본의 경험이 앞으로 한국의 방향 잡기에 도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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