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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동지'와 '연대'로 싸워온 100일
"녹록치 않지만 동지들이 있어 할 수 있죠. 끝장을 봐야죠"
정웅재 기자    메일보내기  

  

△여전히 환한 웃음을 잃지 않은 승무원들. 정당한 투쟁이기에 "끝장을 보겠다."라고 말한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8일 KTX 승무원들의 투쟁이 100일을 맞았다.
  
  상시적이고 핵심적인 업무이기에 업무위탁 방식이 아닌 철도공사가 직접고용하라는 상식적이고 정당한 요구에 철도공사는 270여 명 정리해고로 답했다. 그리곤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3월 1일 350여 명이 시작한 파업투쟁. 일부는 복귀하고, 일부는 지쳐 포기하고 200여 명이 남았다. 이들에게 지난 100일은 육체적ㆍ정신적으로 녹록치 않은 시간이었다.
  
  녹록치 않았던 100일, 힘이 된 것은 '동지'와 '연대'
  
  그 시간동안 힘이 된 것은 이 투쟁 전에는 몰랐던 '동지'와 '연대'였다. 나의 일 처럼 여기고 연대해 힘을 주는 동지들, 그리고 자신들의 요구가 너무나 정당하다고 확신하기에 KTX 승무원들은 "끝장을 보겠다."라고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지난 100일 녹록치 않은 투쟁이었다. 그 시간동안 힘이 된 것은 함께 싸우는 승무원들과 항상 연대해 힘을 보태주는 동지들이었다. 공공연맹 소속의 한 노조가 투쟁기금을 모아 전달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KTX 투쟁 승리 문화제'가 열린 8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 농성장에서 승무원들을 만났다.
  
  양혜영(27. 1기 승무원) 서울KTX열차승무지부 교선부장은 "저희들이 토론을 하다보면 모든 얘기가 (여기서) 그만 둘 수 없다는 결론으로 끝나요."라며 "지금 남아있는 승무원들은 같이 시작했으면 같이 끝내야 한다는 마음들"이라고 전했다.
  
  강 아무개(28. 1기) 승무원. 장기화 되는 투쟁이 힘들거나 불안하지 않냐는 질문에 "지금 이렇게 (투쟁)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껴보거나 불안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라며 "(오히려) 신랑한테 잘 못 해 주고 가정에 신경을 못 써서 미안해요."라고 답했다.
  
  작년 11월에 결혼해 아직 신혼인 강 승무원. 그는 "신랑이 내색은 안 하지만 투쟁이 장기화되며 조금 힘들어 하는 것 같아요."라면서도 "그래도 이 투쟁은 계속할 거에요."라고 말했다.
  
  마침 옆에는 동덕여대 학생들이 농성장을 방문해 다른 여승무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강 승무원은 그들을 가리키며 "(우리와 똑같은 일이) 계속 다른 사람들에게 되풀이 되게 하고 싶지는 않네요."라고 말했다.
  
  "지금은 다 투사들이에요" "끝장을 봐야죠"
  
  부산KTX열차승무지부 소속의 곽우선(28. 1기) 승무원. 그도 "이길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여유롭게 끝까지 하려구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저희가 투쟁 시작한 지 일주일 됐을 때 이 투쟁이 100일 까지 갈 수도 있다고 해서 웃어 넘겼는데 어느새 100일이네요. 지금은 다 투사들이 됐어요. 집에 한번 씩 다녀올 때마다 부모님도 초반에는 못 가게(파업대오에 복귀 못하도록) 막으시더니 잘못된 현실을 이해하시면서 부터는 대견하다고 하세요. 오늘 아침 아빠가 문자도 보내주셨어요."
  
  "우선아 잘잤어..백일기념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비가와서 어떻게 해. 밥먹었어. 아빠.
  
  
△100일동안 노고가 많았다는 아빠의 응원메세지. "우선아 잘잤어..백일기념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비가와서 어떡해. 밥 먹었어."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박미라(26. 2기) 승무원은 "싸움이 녹록치는 않지만 우리 투쟁이 이어지는 것은 많은 연대단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 싸움이 정당하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어서 자리를 지켜왔지만 혼자였다면 아마 버티지 못했을 거에요."
  
  그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면서도 그래도 "끝장을 봐야죠."라고 강조했다.
  
  한뎃잠, 단식, 강제연행 등 KTX 승무원들은 지난 투쟁 과정이 사실 힘든 시간이었다고 하면서도, 이 싸움 포기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지들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들의 요구가 너무나 정당하기 때문에.
  
  이날 문화제를 진행하며 KTX 승무원들은 두 주먹 불끈 쥐고 팔뚝질을 하며 "동지를 믿고 나를 믿고 끝가지 투쟁하자."라고 외쳤다.
  
  
△"동지를 믿고 나를 믿고, 어깨 걸고 웃으면서 함께 가자"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KTX 율동패가 힘찬 율동을 선 보였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다시 고객님 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KTX 승무원"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한 승무원의 어머니가 딸과 함께 'KTX 투쟁 승리 문화제'에 함께 하고 있다. 요즘 KTX 투쟁 현장에선 10여 명의 열성 어머니들을 항상 만날 수 있다. 어머니들은 정당한 딸들의 투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어머니들은 "철도공사는 우리 딸들만이 아니라 가정도 망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가정에 다시 웃음꽃이 필 날은 언제올까?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2006년06월09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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