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그때 그사람들 : 1,000장 넘버링 풀슬립 한정판 (36p 포토북) - 무삭제 + 무암전
임상수 감독, 한석규 외 출연 / 스튜디오 A(STUDIO A)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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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색계>에서 일제하 정보조직의 수장 양조위는 자신이 커다란 다이아몬드를 사줄만큼 사랑한 여인이 실은 자신을 죽이려는 항일 비밀조직원이라는 걸 알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런데 막상 자신의 부하들이 이미 그 사실을 알았지만 자신이 넘어간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가만 놔뒀다는 걸 알면서 더 배신감을 느낀다.


이런 정보부의 속성은 최고 권력자와의 대면에서 나온다.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보려는 자료는 자신에 대한 정보부의 기록과 전임자들에 대한 기록이라고 한다. 그런데 다음 대통령을 위해서는 누가 기록을 남길 것인가? 

그게 좋던 싫던 옳던 그르던 조직은 조직대로 자신의 존재의 근거를 위한 일을 하게 된다. 그게 바로 <다움>이다.


지금 청와대는 자신을 향해 내린 검찰의 수사결과에 사뭇 놀란 표정이다. 설마 이 정도는 할 정도까지 검찰은 칼을 뽑아 휘두른 셈이다. 우병우 봐주기 논란 속에 잠잠하고 고분하던 태도는 지금 아니다. 

검찰을 이렇게 바꿔 놓은 건 분명 객관적 자료들인 소위 <증거>일 것이다. 한참 지나서야 언론과 촛불에 등떠밀렸지만 그들이 직접 맞닥뜨린 현실은 너무나 충격적인 민낯들인가보다. 아마 지금 검찰이 언론을 통해 흘리는 10초만 터트려도 횃불이 될 거라는 대통령의 통화내역들이 그 민낯이리라.


이런 냉엄한 현실에서 검찰은 결국 자신의 존재를 위한 선택을 한 셈이다. 법에 의해 죄를 심판한다는.

앞서 색계에서나 한국에서 국정원이 결국은 자신을 위해 선택하듯이 검찰 또한 존재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조직의 재생산이다.

바로 다움이다. 검사라면 검사 다움이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조직원으로서의 존재 이듀다.


하지만 청와대의 그분은 이런 검찰의 태도에 무척 당환한 듯 하다. 이는 바로 조직으로 살아온 인간들의 가장 근본적인 소망, 바로 다움에 대한 자부심을 잘 몰랐기 때문이리라.


이 대목에서 옛 역사를 잠시 돌아보자.

1979년 대한민국은 촛불이 아니라 돌맹이로 민중들이 저항을 표시하고 여기에 권력은 경찰의 최루탄과 군부대의 총칼로 대립하고 있었다. 점점 좁혀지는 대결 그리고 예상되는 유혈 속에서 정보부장 김재규의 눈앞은 피가 흐르는 길거리가 앞에 보여왔다. 

남자로서,가장으로서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국가의 정보수장으로서 그는 존재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로서 가장 중요한 하나의 <다움>을 선택했다.

그건 월급쟁이,부하로서가 아니라 바로 민족과 국가를 위한 <다움>이었다.


바로 그날의 행로에 대한 기록이 이 영화 <그때 그사람들>이었다. 

하나의 역사물로서 영화는 꽤 의미가 깊었다. 결과적으로 소수의 희생에 의해 더 큰 희생은 막음 된 셈이다. 그들은 역사의 행보를 살짝 바꾼 희생자로서 기록되지 않고 어리석은 불충자로 자리 매김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영화는 색다른 접근을 통해 이들을 다시 살려낸다.

그렇지만 희생자 박대통령의 자녀분들은 이 영화에 대해 아주 심기를 불편해하고 상영금지 소송을 걸어 일부 관철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우리는 다시 또 다른 청와대의 박대통령을 향한 항거를 본다.

거리의 촛불과 검찰의 항명.

1979년의 거리의 돌맹이와 정보부의 항명의 데자뷰다.


박대통령은 이 영화를 판금할 것이 아니라 찬찬히 보고 음미하고 교훈을 얻었어야먄 한다. 역사에서 배우지 않은 자, 역사를 반복하는 비극의 주인공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왜 살아가는지, 바로 <다움>을 위해 목숨을 거는 그들의 자세를 이해해야 한다. 그 <다움>을 위한 선택은 검찰이나 정보부만 가진 건 아니다. 

바로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촛불을 들게 만들 때 그들 모두가 가진 <대한민국 국민 다움>이 있다는 걸 박은 깨달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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