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xt Global Stage 워튼스쿨 경제경영총서 6
오마에 겐이치 지음, 송재용.강진구 옮김 / 럭스미디어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일본의 대표적 경영컨설턴트였던 오마에 겐이치, 한국에 와서 노무현을 강력 비판하다가 인터넷 언론을 시끄럽게 만들기도 했었다. 이 책을 통해 다음 단계의 세계가 어떤 모습을 가질 것인지 그려내보였다.

저자는 대중 강연을 많이 하다보니 글이 쉬운 편인데 세계 곳곳에서 청중들을 만날 때 이들이 던지는 질문 자체가 유사하다는 점을 보면서 자신이 google 당했다고 분석을 해내었다. 더해서 새로 들어오는 수강생들이 신문광고 보다는 인터넷을 보고 오는 경우가 많아서 신문의 쇠퇴 또한 이야기한다. 또 인도와 중국에서 벌어지는 아웃소싱 트렌드에 대해서 강조하면서 다롄에서 자신이 벌이고 있는 사업도 이야기한다.

통신의 발달로 전세계적으로 더 싸게 더 좋게 아웃소싱을 제공하려는 기업들은 늘어난다. 덕분에 처음부터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가들은 이제 남에게서 빌려올 것이 무엇인가 리스트를 만들고 난 다음 자신이 정말 고유하게 잘해갈 것을 정하게 된다. 이런 것이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의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들의 역할이 서로 바뀌게 된다. 제조업은 중국에 서비스업은 인도로 옮겨가고 서로를 잇는 통신과 물류의 역할은 점점 커져간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중소형 국가처럼 세계 경제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 있다. 아일랜드가 그 대표적 예인데 유럽의 콜센터를 대거 유치해 서비스 플랫폼으로 기능해서 크게 성공했다. 지금은 그 뒤를 폴란드를 비롯한 주변의 다른 국가들이 따라잡으려고 노력한다. 
북으로 시선을 돌리면 노키아의 핀란드와 볼보의 스웨덴이 강한 기업을 키워 세계화에 동참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가장 물어야 할 것은 국가의 의미가 현대에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패션 기업 피에르 가르댕이 저원가 전략을 통한 이윤추구를 하다가 급속히 소멸한 반면 이탈리아의 가족형 기업들은 촘촘히 모여 서로 협력하면서 클러스터를 만들어 전세계와 경쟁하고 있다.
다시 시선을 아시아로 돌리면 끊임없이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새롭게 정립하는 싱가폴을 비롯해 여러나라들이 눈에 들어온다.
세계화는 이렇게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 기회를 적절히 활용하는 쪽과 그렇지 못한 쪽의 차이는 점점 커가고 있다.

반면 시선을 일본으로 돌리면 변화될 여지가 많다고 한다. 우선 우편요금이 지나치게 비싼데 홍콩에서 일본으로 보내는 것보다 일본 내에서 보내는 것이 6배 정도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이메일로 홍콩으로 내용 전성해서 이를 일본으로 보내는 서비스 대행업이 성행하고 있다 한다. 반면 이를 규제를 통해서 억지로 막으려고 시도하던 일본의 우정성은 이번 고이즈미 개혁의 타깃이 되었다. 또 일본 내에 열심히 만들어낸 해외를 모방한 테마파크들이 연달아 실패하고 있다. 이유는 창의성이 적다는 것도 있지만 일본에서 하와이로 가는 항공요금이 하와이를 흉내낸 테마파크로 가는 국내 요금 보다 싸다는 점이라고 한다. 이는 서비스 산업 전반에 아직 규제를 통한 저경쟁의 결과 높은 가격이 소비자에게 강제되기 때문이다.
농업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저자는 보조금으로 차라리 일본에서 떠나 호주나 태국에서 땅을 사 거기서 지은 산출물을 일본으로 들여오도록 하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되면 일본의 땅이 대폭 택지로 전환 가능해 더 넓은 집에서 쾌적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이건 한국도 유사한 사정인데 중국에서 유기농으로 만든 콩이 한국으로 들어와 경쟁중이다. 소비자의 선택이 해외라고 한다면 국내의 농민 또한 영어와 중국어를 배워 해외로 나가 기업농이 되는 쪽이 답일지도 모른다. 아마 그렇게 농업이 재편된다면 토지의 대량 전환에 의해 주택가격이 안정되는 효과를 거둘수도 있을 것이다.

오마에 겐이치가 끊임 없이 묻는 국가가 바른 역할을 하도록 권한을 조정해야 한다는 질문 또한 한국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도가 열심히 유치하려는 외국 투자계획을 행정도시 법안 통과가 안되자 수도권 억제라는 명분으로 중지시키던 노무현,이해찬의 행태가 떠오른다. 종부세 등 세금 징수를 위해 세무 공무원도 1300명 이상 늘려야한다는 최근 논리 또한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혁신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게 보면 앞서 오마에의 노무현에 대한 극단적 비판에 의해 촉발된 논쟁이 일견 이치가 없지 않다는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참고로 일본에서 오마에는 자민당을 민주적 관점에서 비판하기로 꽤 유명한 사람이니 극우냐 아니냐는 논쟁은 피해주었으면 한다.

책을 덮으며 가장 인상 남는 대목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지식의 유한성에 대한 저자의 충고였다. MIT 졸업생의 50%가 다른 업에 종사하는 것도 하나의 예이고 나아가 저자 자신이 주장한 3C이론이 이제는 쇠퇴해서 그 가치가 떨어졌다고 한다. 경제 경영 이론은 모두 배워서 소화해버리면 차별성이 없어진다고 한다. 남과 다 똑같은 무기로 싸우고 있다면 내가 반드시 이겨야 할 이유는 없다.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이 책에서는 시사점만 줄 터이니 나머지는 스스로 찾으라고 한다. 더해서 MBA 코스가 주력하는 case study도 현대의 복합화된 경쟁환경에서는 유용성이 떨어진다고 충고를 더한다.

결국 문제는 지식으로 돌아간다. 이제 각자는 대학의 졸업장이 아니라 사회에서 배우게 되는 지식의 가치에 의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전통적인 사회의 교육시스템은 회사에서 도제 방식으로 배우는 것이었는데 기업이 더 이상 신입사원에 대한 교육 책무를 맡지 않으려 하면서 무용지물이 되어가고 있다. 그 차이를 각종 취업학원들이 메꾸고 있기는 하지만 유용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다음 세대의 글로벌 경쟁을 위한 준비를 무엇으로 하고 있는가? 과연 노무현이 말하는 한미FTA 가 답인가 아니면 이 책에서 오마에가 제시하는 충고들이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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