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는 이미 끝나버렸다.
내 주변에 선거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다른 지인들 사이에서도 선거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학생시절 내손으로 대통령을 뽑고 싶다는 열망에 가득차 거리를 누비던 세대 치고는 꽤 달라진 결과다.

결과도 이미 정해져있다. 최근까지 시행된 여론조사가 아주 틀리지 않는다면 광역,기초 모두 열우당의 전멸에 가까운 참패로 나올 것이다.

이러한 진행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버블의 붕괴다. 벤처,주식,부동산 등 다양한 버블은 커질 때 끝없이 커지다가도 꺼질때는 너무나 허망하게 터져버린다. 그동안 열우당이 누려온 권리가 상당부분 버블이라는게 이번에 입증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이야기해야 할 것은 버블 이후의 미래다.

통상 버블은 사람들의 과도한 기대와 버블 주도자들의 사기성이 결합되어 만들어진다. 그런 점에서 이미지 정치를 통한 노무현의 과대포장에 휘둘려버린 민주화의 열망이 안타깝게 생각된다. 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끝나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면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원래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당을 만들고 싶어 한다. 더구나 정당의 이름을 영원히 갈 것처럼 붙이기를 좋아하지만 그런 정당일수록 오래가기가 어렵다. DJ는 열심히 여러 정당을 만들었지만 지금 남아있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 앞에 붙어 있는 '새천년'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따름이다. 그러면 이제 열린우리당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 것인가? 새로운 실험과 함께 새로운 사람들이 진출했지만 결과는 많은 아쉬움으로 남겨진다.

왜 노무현이 부동산 거품을 만들면서 전통적 지지층들에게 좌절을 안겨주고 떠나보낼 때 아무런 의견도 내세우지 못했을까? 공급을 늘려야 가격이 떨어진다는 고교 사회시간 수준의 경제학 이론만을 가진 서민들을 명확히 설득시킬 논리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원가 공개는 절대 안되고 집이 비싸면 나누어 사는 모기지 론을 이용하라는 노무현의 말을 보면 솔직히 기가 차지 않는다.
더해서 청년실업의 문제를 놓고 그건 당신들 스스로 해결하라는 유시민의 발언, 학력 차별 없는 세상 만들겠다고 입시제도 다 바꾸던 이해찬의 딸 과외+유학 사건 등 도대체 내 상식으로는 아무리 맞추어보아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얼마전 알라딘에서 몇몇 논객이 열우당과 강금실은 다르다고 하는데 실제 열우당과 한나라당이 차이 없다고 이야기한 사람은 바로 노무현 아니던가. 한나라당과 대연정 제안하면서 정책상 별 차이 없다고 말한게 분명했는데 내 기억이 잘 못 되었나?

노력을 적게하고 많이 거두려고 하는 건 도둑놈 심보다. 자신에게 솔직해지자. 과연 남보다 더 많은 표를 받을 만큼 잘 해왔는지. 아직도 잘 못한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거나 약간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그냥 그대로 계속 가라. 내년에 과연 당대표 정동영 지지율이 몇 % 수준에 머물면서 대선후보나 제대로 낼 수 있는지 두고 보자.

정말 살고 싶다면 이제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미 파탄난 노무현의 각종 정책을 뒤집어 생각하라. 과연 그게 초심이었는지. 세금으로 강남 부동산 위협한다고 하지만 공급이 없다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일본 부동산 버블을 무너뜨린 조건 중 하나는 젊은 층의 집단적 연대로 부동산 매입을 거부한 결의였다. 일자리를 만들어낸 것 또한 철밥통 지키며 세금 까먹는 공무원과 공공부문에 대한 지속적 개혁이었다. 그런 점에서 고이즈미가 나카소네 이후 최고의 지도자로 자리 매김하는데 비해 우리는 그동안 뭐했나?

그런 점에서 열우당이 지금 해야할 일은 표달라고 애원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깨우치고 반성하며 남은 기간이라도 어떻게 잘못을 바로 잡을 것인지 선언하는 것이다.

노무현과 담판 짓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라. 적절한 인물을 책임총리로 영입해서 노무현의 권한을 대부분 위양하도록 해라. 그리고 국민이 정말로 원하는 정책을 펼쳐라. 단 1년이라도 제대로 바른 길을 간다면 다시 기회가 있겠지만 이대로라면 누구 말대로 후보도 내지 못하고 소멸될 것이 자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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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28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정도로 엉망인가요? 저야 요즘 정치엔 별관심을 안두고 사는지라 상황파악이 잘 안되네요.
그래도 치루기도 전에 끝난 선거라니 씁쓸합니다..

사마천 2006-05-28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저도 오늘 TV를 보니 노무현 친위대가 정동영 보고 책임지라고 하더군요. 이미 그 다음에 대한 싸움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우습지만 살려면 누군가가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노무현인지 정동영인지는 힘싸움에 의해 결정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