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 회장 5
히로카네 켄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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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 과장에서 회장까지 수십년 세월동안

그가 하나 올라갈 때마다 그의 시선을 따라 독자들도 눈높이를 올렸다.

회장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어떤가 궁금했다.


가장 큰 차이는 사업에서 떠나 일본판 전경련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마치 원로원 같은 이 곳에서는 경영자들의 교유가 많은데 뭉쳐 있는 목적은 목소리를 합쳐 정부와 협상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규모별로 회비를 나누어 내고 정식으로 정당에 후원하면서 기업의 이익을 보장시키는 이익공동체인 셈이다.

참고로 한국의 전경련도 똑 같은 목적으로 516 이후 박정희와 면담한 이병철의 주도하에 만들어졌다. 최근 벌어진 미르 재단 사태도 본래의 목적과 비추어 보면 자연스러운 결과인셈이다. 박정희는 이병철과의 면담 뒤 구속된 경제인들을 풀어주었고 이들이 자연스레 전경련이라는 우산으로 모였다.

회원들이 모이면 골프 치는 장면이 생생하게 나오는데 작가 히로카네 겐시가 골프와 와인을 워낙 좋아해서 둘 다 별도의 책을 내었다.

이병철의 경우도 일본의 최고 부자들만의 골프클럽에 정회원으로 가입한 유일한 한국인이었다는 점도 한일간의 유사점으로 작용한다. 

정주영은 스타일이 달랐고 향후 사업 전개 방식도 꽤 달랐다. 


하여간 시마 이야기로 돌아가면 이 책에서 다른 점은 게이단련에 시마가 전혀 적응하지 않게 된다. 내 생각에는 작가의 취재 한계인가 하는 추론도 해보게 된다. 덕분에 게이단련의 활동이 아주 엉성하게 그려진다.

그냥 농업위원회에 들어가서 일본의 식량의 미래를 걱정한다는 정도가 나온다.

이 활동은 좀 유의해서 볼만하다. 시마는 일본의 농업 미래를 걱정해 선진 네덜란드 농업을 견학간다. 상당히 유익했다. 온실에서 기계화를 넘어 IT 자동화되고 연구가 뒷받침되는 농업의 생산성은 매우 높았다. 

실제 일본의 IT기업들도 현재 남는 공장을 이용해 농업실험을 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과 상사들이 참여하는데 생산성이 일반토지 이용시보다 5배 이상 높아지고 맞춤형 농작물의 생산이 쉬워 아픙로 기대가 크다고 한다. 나아가 이렇게 개발한 농업을 이용해 중동에 아예 플랜트를 만들려고 한다. 사실 이스라엘이 이 분야 최고이지만 중동에 이스라엘이 들어갈 수 없으니 상사의 네트워크에 일본 IT기술이 결합하면 괜찮은 사업이 될 것 같다. 

이는 실제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잘 녹여낸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많이 다르다. 대기업의 농업참여는 농민단체의 결사반대로 한발도 못나가고 있다. 이는 결국 산업 발전을 역행하는데 참고로 제주도의 귤이 작녀에 많이 썩었다. 1키로그램에 유통에 넘기면 1500 받으면 잘 받는건데(어림 잡아), 쥬스공장에 넘기면 150원이라고 한다. 가공산업이 발달하면 이런 불합리함을 해소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의 진출 혹은 뉴질랜드 농민조합이 키위를 만든 기업화 작업 등이 필요하다.


농업 이야기에 더해서 어업으로 이어지는데 참치양식은 꽤 인상적이었다. 한국의 남해안 어민들의 부는 상당수 일본 양식 기술의 모방에서 나왔다. 참치 또한 덕분에 반값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주목해볼 사안이다. 그리고 한가지 일본에서 배울점이 있다. 참치양식은 32년간 대학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물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이러면 아마 미친사람 소리만 들을 것이다.


농업과 어업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 초밥이다. 일본의 쌀위에 얹은 생선들이 조화를 이루고 이게 다시 아보카드와 같은 현지작물과 결합되어 초밥문화는 세계에 퍼져나간 일본식문화다. 한류가 여러가지로 확장되려면 여기서 배워야 한다. 식당의 요리사와 시마의 대화를 보면 일본 서비스 정신이 어떤 형태인지 잘 나온다. 


만화는 그냥 만화인가 꼭 그런 건 아니다. 

한 사람의 성장을 따라가면서 그 눈높이에 맞추어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해주는 점은 교양으로서도 괜찮은 역할을 한다. 아니라면 화려한 게이단련의 사무실이나 회장실을 어떻게 보겠는가 그리고 그들의 문제점까지도. 

아 참 한가지 잊었다. 시마가 게이단련에 회의적인 건, 마쓰시타(시마의 하츠시바의 실제) 졍경숙 출신 총리가 탄생되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덕분에 전경련에서 돈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고 한다. 참고로 지금 총리는 아베다. 시간적 거리는 있는데 이 만화에는 아베노믹스는 아직 잘 그려지지 않아 보인다.

한국의 미르재단 사태와 시마의 게이단련 논란이 포개지는 건 독자로서 꽤 흥미로웠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기업과 정치의 역할은 계속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낡은 퇴물이 되는가 하면 새롭게 변신해서 나타나는 시마의 모습에 나는 늘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이제 그 세대가 일본에서도 고령화가 되고 있고 그 모습은 다시 한국의 미래가 된다. 작가의 우익적 정치관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의 이야기 속에서 건질 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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