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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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회의 한 장면이다. 

중간 넘어가자 나이 드신 은퇴교수님이 마이크 잡더니 말을 쏟아낸다. 유머는 아재개그도 아니고 할배개그, 선배라 쉽게 말 끊기도 어려운데 이야기는 점점 훈계조로 되어가더니 막판에는 어 학창시절 꼰대의 악몽이 살아난다.

마지막에 같이들 되묻게 된다. 왜 동문회가 경로당이 되어가는가?


100세 시대다. 

웃자고 까놓았던 이런 풍경들이 앞으로 점점 흔해질 것이다.

품격과 노년이 같이 가려면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

이 책의 저자 김형석은 연대 철학과에서 교수로 은퇴하고 이후에도 지금 97이 될 때까지 자신을 단련하며 살아왔다.

쉬지 않고 공부해서 60-75가 오히려 공부에 더 좋더라는 이야기도 한다.

이 책을 쭉 살펴보면서 앞서 내가 겪은 할배개그와는 대조가 되는 품격을 느꼈다. 

사실 후배들에 대한 조언은 좋은 일이다, 코칭,멘토링 다 좋다. 그런데 한가지가 빠진 조언은 꼰대로 빠지기 쉽다. 인간에 대한 공감과 애정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주변에서 발달정체자들을 많이 본다. 그 나이가 들어서는 이 정도의 그릇은 되어야 하는데 하지만 막상 이야기 해보면 아직도 자신이 돌봄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군다. 나눔을 베풀지는 않고.

지하철의 자리투쟁에서, 연금과 복지, 나라걱정 독점 등 여러곳에서 장년과 청년의 투쟁, 노인과 장년의 투쟁은 늘어난다.

가만 이야기를 들어 보면 나만 아프다는 주장이 싸움의 근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경로당 동문회를 다녀와서 특히 노인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늘어가는 중에 이 책을 보았다.

수필이 이렇게 아름다운가, 노년도 꽉 채우면 이런 글이 나오는가 하는 감탄이 이어졌다.


그 중에 일화 하나가 또 눈에 들어온다.

김교수의 후배인 노교수가 학교에서 연애하는 청춘 보고 훈계했는데 좀 더 갔더니 여전히 연애질 하길래 와서 큰소리내다가 뇌출혈 걸렸다고 한다. 적당히 눈감아주고 시대 변화도 수용하면서 물처럼 가지 않으면 스스로의 건강에도 해롭다고 한다.

 

바람직한 일도 있다.

김교수의 지인이 루터 킹 목사의 집을 찾아갔을 때의 이야기란다.

책상 뒤편에

"저기 꿈쟁이가 온다. 그를 죽이면 어떻게 되는지 보자"라는 구절이 보였다.

성경에 요셉의 일화다. 실제 루터킹은 "I have a dream"이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꿈. 맞다 꿈은 소중하다.

60세가 넘어서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공부가 무엇을 위함인지가 더 근본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꿈, 거대한 꿈,

그 꿈안에 주변에 대한 사랑이 가득할 때

삶의 어려움을 지탱해나갈 에너지가 솟아날 것이다.

참고로 김교수는 건강한 편이 전혀 아니지만 후배들이 권하는 암검사 등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 암 이야기를 보면 커다란 시련을 갑자기 당할 때 암으로 바로 쓰러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특히 사기를 당했을 때 빈번하다.

그런데 최근 발견되는 가장 좋은 항암치료제는 자기면역세포라고 한다.

이 논리와 유사한 부분이 기업가 중에 암에 걸렸어도 이를 스스로 극복하고 나온 사람들이 있다.  KG그룹 회장도 그런 인물이다.

기업가들과 만나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숱하게 사기꾼들이 줄 찾아서 온다고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만나서 속 뒤집어지고 아마 병에 걸릴 것 같은 존재들이다.

젊은이들이 회사 취업해서 통장 돈 들어오면 보험,카드,대부업 등 심지어 다단계 까지 찾아 오지 않는가.

기업인들에게는 이런 사기꾼이 숱하게 오지만 그걸 다 튕겨내고 자신의 상처를 녹여내려면 안에서 무지한 에너지가 나와야 한다.

그 에너지의 원천은 결국 꿈이 아닌가 한다.

루터킹의 꿈이나 김형석의 품격있는 삶이나 모두들 꿈이 가득히리라 보인다.

 

스스로 주변을 경로당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이 책을 보아주시기를 권하고 싶었다. 그리고 품격을 나이에 맞게 키워나가야 같이 행복해진다는 걸 깨달아주시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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