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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절반의 비망록 - 노무현, 왜 그러는 걸까?
이진 지음 / 개마고원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호기심에 집어들었지만 읽다 보니 읽는 속도가 막 빨라진다.
훌쩍 한권을 넘겨버리고 드는 생각은 역사를 만든다는게 무척 어렵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더불어 기록물이라고 다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했다.
그렇다면 아마 작가가 제목에 붙어 있는 것처럼 비망록인데 무얼 더 바라느냐 항변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이진 작가는 미국유학 시절 미국사회를 예리하게 분석한 책을 내었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고 기대하는 분이었다. 한국에 들어와서는 노무현 캠프에 합류해 결국 청와대에 들어가 공보관련 업무를 수행하다가 이 책을 내게되었다고 한다.
아쉽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별점을 후히 주기는 어려웠다.
우선 단순한 기록을 크게 넘어서지 못한다. 기록성 문장이 이어져서 재미도 없는데 더 아쉬운 것은 별 의의를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사마천의 저작이 수천년 세월을 넘어서 오늘날까지 가치를 주는 것은 인간을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다. 유능한 사람, 무능한 사람, 용기를 보이는 사람, 겁이 많았던 사람 등 온갖 기준에 따라 인간들의 면모를 구분해서 상황에 맞게 잘 보여준다.
반면 이 책은 인간의 아주 표피에 보여주는 건조한 면모 이상을 보이지 못한다. 그냥 대통령과 주변 사람들이 나눈 어록 수준이다.
차라리 최근 청와대를 나와서 3자 입장에서 참여정부의 공과 과를 반성하는 저작들이 이 책보다는 한결 나을 것 같다. 자신을 좀 더 객관화할 수 있으니까말이다. 아니면 아예 주간지 특히 시사저널과 같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노무현을 평가하는 매체의 기사 모음이 한결 나을 것 같다.
이진씨가 썼고 개마고원에서 나왔기에 무언가라는 기대했지만 너무 동떨어져있다.
왜 이렇게 혹독하게 이야기하느냐 반론이 나온다면 정치의 과오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