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무작정 오지 마라 - 제주도에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40가지 이야기
오동명 글.그림.사진 / 시대의창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도는 날로 바뀌고 있다.

가는 사람이 늘수록 보는 눈도 달라진다. 

이 책은 전 중앙일보 기자 오동명이 4년간 제주삶을 정리하면서 내놓은 책이다.

올레길이 좋다가 제주에 흠뻑 빠져들어간 이들에 대해 아주 냉정하게 생각해보라고 한다.

나도 전에 제주에서 열린 포럼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고향이 제주인 모 교수님이 자연생각하면 한번이라도 더 오고 싶은 제주지만 사람 생각하면 등 돌리게 된다고 했다.

제주를 가는 날이 많아질수록 여행이 아니라 현실에 더 가까워진다.

식당의 불친절은 한 두번의 경험이 아니고, 운전하다 만나는 황당함도 적지 않다. 그렇게 제주는 자신을 새롭게 보게 해주는 <환상의 섬>에서 점점 관광지의 일상에 가까워진다. 

작가 오동명은 이를 <공원화>라고 표현했는데 꽤 적절하다고 보인다.

작가의 경우 관광이 아니라 주거를 하다보니 집주인의 황당한 처사에 더해 판사와 변호사 등이 다 짬짬이 되는 문화를 보고 더 질려버렸다고 한다. 이를 제주에서는 끼리끼리를 나타내는 괸당문화라고 한다.

이렇게 꿈꾸던 제주에 대해 배신당했다고 생각한 여러 사람들 이야기를 작가는 소개한다.

각종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었다가 거꾸로 거기에 매여서 하루 쉼도 없어지다 보니 제주를 돈 벌러 온 것인지 놀러온 것인지 헷갈리게 되는 경우들이다. 본말전도?

하지만 또 작가는 예리하게 한 현상을 거론해준다. 제주에서 일은 망치고 사람에게 실망했다고 하는 이들도 부동산 내놓을 때는 샀던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부른다고 한다. 2배는 예사라고 한다. 아마 이런식으로 서로들 실망하면서 점점 제주도는 공원에서 넘어간 투기의 장이 되어간다.

이 책이 나온 이후로도 제주도 부동산은 계속 올라갔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게 되는데 이를 막으려면 자신의 그릇이 넓어야 한다. 다름을 더 많이 만나고 거기에 연연하다보면 자신의 마음이 더 아파질 따름이리라. 그리고 제주에서 살면서 도시에서 세운 계획을 반복하는 것도 절대 답이 아니다.

참 또 하나 제주의 계절과 지역은 다 다르다. 5월에 본 제주와 3월의 제주는 무척 다르다고 한다. 잠깐 사이지만 3월의 제주 바람은 매서운데 5월이나 10월의 여행지로서 제주를 만난이들이 자주 착각한다고 한다.


삶이란 얻은 것을 잘 살리고 잃을 것에 연연하지 않아야 새롭게 자리잡을 수 있으리라, 기자 정신을 살려 제주의 속살을 잘 까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