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 나의 이력서
피터 드러커 지음, 남상진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인 <피터 드러커 나의 이력서>에서 드는 느낌은 드러커가 자기 삶을 서술했구나 였지만 속은 아니다. 내용의 절반 정도는 드러커의 회고이고 나머지는 일본인으로 드러커 전문가가 보충 설명한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니혼게이자이라고 한자로 표현하면 일본경제신문이라는 회사에 주기적으로 연재된 기사를 모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 많은 화가 중 하나는 고흐다. 그가 일본의 그림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덕분으로 일본은 막대한 자금을 들여 고흐 그림 값 올리는데 일조를 했다. 경영 분야로 보면 데밍에 대한 애정이 많은데 드러커 또한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이는 드러커가 말년에도 일본미술을 가르칠 수 있게 된 것을 기뻐 한 것 만큼이나 일본의 드러커 사모도 작지 않은 것이다. 참고로 그 애정은 한국으로까지 이어져 드러커에게는 석굴암을 방문하려는 열의로 한국 삼성의 이병철에게는 드러커 경영의 자문을 받는 것으로 확대된다.

얼마전 드러커자서전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간된 책이 있다. 내용은 대부분 자신의 삶에 만난 다른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었다. 그런데 이 책의 경우는 주가 자신이 되고 부가 다른 사람이 된다. 흐름은 거의 엇비슷하게 흘러가는데 깊이는 이 책 쪽이 훨씬 떨어진다. 아마 신문에 연재되느라 쉽게 다루었기 때문일수도 있고 워낙 말년의 저작이라 드러커 자신의 기력 또한 부족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참고로 이 책이 나온  2005년에 드러커는 오랫동안 바쁘게 살아온 삶을 마치게 된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내가 새로 정리한 내용을 보면 드러커는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서 반대하는 어머니를 피해 지하 창고에서 날을 샌 경험도 있다. 또 히틀러와 괴벨스를 직접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 덕분이라고 생각되는데 드러커는 히틀러가 집권하자 바로 직후에 독일을 떴고 오스트리아에 있던 부모님에 대한 대책도 미리 세웠다고 한다. 연고 없는 미국으로 건너가는 것 또한 새로 대두되는 전쟁의 흐름을 남보다 미리 보았기 때문이라 보인다. 다른 사람들이 히틀러를 간과 할 때 그는 히틀러가 저술한 책 내용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어쨌든 히틀러의 의도가 유럽에서 민주주의의 말살이고 스탈린과 동맹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 책은 처칠의 서평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고 한다.

미국에 와서 GM을 대상으로 수행한 작업으로 경영학이라는 분야를 정립하게 되는데 매킨지 컨설팅의 창업자와 나눈 교분도 컸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 비판적인 것은 후일 닉슨의 연설에도 인용되었다고 한다. 정부가 하는 일은 전쟁과 통화 증발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부시에게 딱 들어맞는 명쾌한 지적이다.

그의 저작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새로운 현실>을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80년대 말 사회주의 몰락에 따른 전세계적인 변화를 예측한 책인데 지금 보아도 인상적인 내용이 적지 않다. 또 <프로페셔널의 조건> 이 준 인상도 매우 깊다.

삶의 촌음을 아껴 호기심을 충족하고 거기서 나온 자신의 감상을 주변과 함께 하려고 부단히 노력한 그의 삶에 존경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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