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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가를 위한 리더십
폴 글렌 지음, 성영식 옮김 / 삼각형프레스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IT 분야에서 리더십은 어떤 역할을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여기에 대해 차분히 답한 것이 이 책이다.
그럼 IT분야는 다른 분야와 어떻게 다른 면이 있을까 물어보자.
먼저 주목할 점은 IT에서는 상사가 부하보다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기술변화가 빠르고 때로
체계를 흔들어 버리는 패러다임 전환이 있기에 과거에 유능한 사람이 잠시 관심을 놓으면 별로
도움이 안되는 사람이 되고 만다.
이렇게 자신들의 가치를 알고 있는 부하들이 갑자기 우르르 다른 곳으로 움직여 가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덕분에 유능한 부하를 놓치지 않으려고 고민하는 상사가 있는 것이 바로 IT 분야다.
때로 히피 스타일에 이상한 기계 만지작 거리던 사람이 갑자기 벤처사업가로 변신해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이런 인물들이 그런 괴짜들이었다.
그럼 모든 IT 분야가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을까? 답은 아니올시다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는 패러다임의 변화는 매우 적다. IBM으로 대표되는 host 컴퓨터에
COBOL과 같은 오래된 언어로 개발된 시스템을 잘 유지한다. 이 경우는 상사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부하를 조정하기가 쉽다. Top-down 리더십이 잘 유지되는 영역이다.
하지만 인터넷 바람을 타고 만들어진 벤처의 경우를 보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 게임회사에 대한 책을
하나 보면 30대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이곳은 어느 정도 bottom-up이 가능하다.
그럼 이쯤에서 조직을 구성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무엇일까 따져보자. 우선 기능이 있다.
경영,관리,실무라는 3단계로 만들어진 피라미드가 서로 역할을 나누어 맡게 만든다. 다음은 자본이다.
돈을 많이 들인다면 유능한 사람을 뽑아올 수도 있고 새로 사람을 양성할 수도 있다.
이때 단기간에 양성되지 않는 차별적 요소를 가지고 있느냐가 bottom-up 리더십이 가능할 수 있는 조건이다. 예전에 닷컴 바람이 많이 불 때 디자인과 관련된 기술자 수요가 폭증했다. 몸값도 따라 올랐지만
금방 거품이 빠져버렸다. 왜냐하면 web 기반 기술은 꽤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OS설계,ERP 컨설팅과 같은 난이도 높은 분야의 경우는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따라서 리더십을 설계할 때 이와 같은 구성요소를 종합적으로 보면서 거기에 맞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핵심에 비즈니스와의 조화가 놓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수 밖에 없다.
기술은 그 자체로 가치를 만들기 보다 경영의 한 요소로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쪽의 언어를 다른 한쪽의 언어로 바꿀 수 있는 변환 능력도 함께 중요할 것이다.
책이 많이 팔리지 못하고 금방 품절이 되고 말았는데 내용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 보다 아직
IT 관련 커리어에 대해서 충분히 논의가 될만한 수요자층이 작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런 수요는
점차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더 나은 작품이 연달아 나와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