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VS 이세돌 - 인공지능과 바둑의 역사를 새로 쓴 7일간의 기록
홍민표 지음, 김진호 해제 / 이상미디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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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등장은 한국에게 주어진 거대한 축복이라고 이야기들 한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전이 바로 한국에서 이루어져 그동안 무지에 가까웠던 한국인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고 한다.

그럼 실제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국 내용은 어떠했을까?

이 책은 세기의 기보를 프로기사가 세세히 해설해나간다. 덧붙여 저자는 이세돌과 막역한 친분으로 수시로 나누었던 대화를 기초로 이세돌의 심리를 반영하려고 했다.

나도 바둑을 약간 두기에 (한게임 9단) 바둑 진행을 보았지만 당시는 해설자도 워낙 당황해서 진실을 받아들이는데 꽤 시간이 걸렸었다.


이번 책을 차분히 보면서 이세돌의 바둑의 패착과 실수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반대로 뒤집으면 알파고의 위력을 보다 더 잘 알게 되었다.

알파고는 정말 만만한 상대가 아니엇다. 초기에 이세돌이 시험 삼아 둔 수단들은 여지없이 응징해내버렸다. 직접 둔 이세돌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 수가 한 둘이 아니었다.

통상 사람은 직관이 강점이라고 하지만 알파고는 한 곳에 둔 응수를 아예 놔버리고 자신만의 길을 간 경우가 여럿 있었다. 그때는 뭐야 정도로 의아해했지만 사후 복기를 통해 파악해보니 승부를 위해 자신만의 길을 잘 간 것으로 파악되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바둑 승부는 사실상 이미 끝난 셈이다. 굳이 더 도전을 받을 필요조차 거의 없어졌다. 잘해야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의 약점 찾아내는데 약간의 도움을 줄 스파링 파트너로 전락한 셈이다.

아마 그 스파링 파트너 작업도 사람 여럿이 모이고 시간도 훨씬 더 써야만 의미 있는 수주의 승부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몇몇 사람들은 알파고가 1000대 동원한 것을 문제삼기도 한다. 하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은 컴퓨팅파워의 꾸준한 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람과의 대결에 사용한 컴퓨터 대수를 줄여나갈수 있다. 앞으로는 1000대가 아니라 500대 100대 이런식으로 점점 내려갈 것이다. 컴퓨터 몇대만 묶어도 될 정도로 줄어들었을 때 인간의 위치는 어느 정도로 미약해져있을까?


이렇게 바둑에서 인간이 가졌던 신비감은 사라져간다.

아쉬운 이유는 바둑이 한국이 세계적 우위를 가졌던 몇 안되는 분야 중 하나라는 점이다. 전통적인 바둑은 중국에게 점점 밀려가고 있었다. 이세돌은 아마 마지막 고수 중 하나로 이름 남길 가능성이 크다. 한국바둑의 쇠퇴에 대해 프로바둑계에서는 원인을 속성 학원식 교육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주입식 스파르타 교육은 프로로 빨리 올려세우기는 하지만 이후 세계 제패 수준으로 올라갈 잠재력을 만들지는 못한다고 한다.

이는 한국의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뼈아플 수 있는 지적이다.

한국은 반도체,핸드폰에서 1위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창의적 회사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전통적인 경쟁은 중국의 인해전술에 밀리고, 컴퓨터를 이용한 접근은 미국에게 밀려나가다 보니 한국의 설자리는 급속히 줄어들어 버린다.

이대로 5년,10년쯤 지나면 어떻게 될까?

이 방법도, 저 방법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길은 무엇일까?

아마도 융합에 있을 것이다. 바둑의 최고와 인터넷환경 등의 강점 등을 잘 버무려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것만이 살길이리라.

실제 유럽의 작은 나라인 네덜란드,덴마크,스웨덴 등은 그런식으로 세계적 기업을 만들어 생존한다. 그 기반은 철저히 자신으 강점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넘버원 플레이다.


선택 그리고 집중,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조와 협업이 필수다.

과연 그렇게 변신이 가능할까? 하지만 분명한 건 이대로는 죽어간다는 건 이번에 알파고가 잘 보여주었다. 

살려면 움직여라, 변해가면서. 그렇게 해서 하나 하나 얻은 지혜로 자신을 다듬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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