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고생하며 일한 보람으로 사장 바로 아래단계인 Vice President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회사가 갑자기 무너져버린다. 쌓아놓았던 퇴직연금도 회사 주식에 물려 있어서 함께 무너지고 만다. 집에 돌아오니 자신의 말을 믿고 아내는 직장을 그만두었고 이곳 저곳 벌려 놓은 돈들어갈 곳들은 밀려온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방법은 도둑질이라 좀 치졸하다. 한참을 헤메다가 마침내 도달한 결론이 전 CEO를 털자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유머를 깔려고 노력했지만 인물들 하나 하나의 개성은 약한 편이다. 동기도 선명하지 못하고 행동 또한 부자연스럽다. 문제의 제기에서 해결까지 이르는 과정을 보면 중간에서 겪는 가족의 고통 부분이 과도하게 길다. 반대로 해결 부분은 너무 신속하게 끝나버려 재미가 덜하다.

작품의 배경은 엔론 사태다. 신경제에 맞도록 신 사업모델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엔론은 자신들의 기법을 여기저기 설파하고 다녔다. 덕분에 한국에도 SK에서 합작사 SK엔론을 만들었고 모전력도 유사하게 상품 거래소를 만들었다.  하지만 실제적 가치를 늘리지 못한 주식의 상승은 거품일 뿐이다. 허세를 유지하기 위해 회계적 조작이 엄청나게 필요했다. 재무제표는 도저히 알기 어렵게 꾸몄는데 핵심은 자회사를 손해를 보내고 이를 감추는 것이었다. 영화에 나온 주인공의 회사 또한 거의 같은 모델을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무너지기 직전에 많은 주식을 팔아 거금을 챙겼고 회사는 한번에 도산해버리고 만다.
미국의 퇴직금 제도는 개인책임으로 401K라는 형태를 통해 원하는 방법으로 투자할 수 있다. 엔론의 비도덕성은 퇴직금 자체를 자사주 매입에 적극 권유했다는 점이다. 주인공의 비참한 현실 또한 그런 결과물이다.

사회가 보여주는 양극화는 한쪽에는 산정상에 자리 잡은 전망 좋은 집을 다른 한쪽에는 바닥에서 하루 하루 먹거리를 구하는 가난한 멕시코 이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불법체류 단속 나온 단속반의 폭력에의해 국경 너머로 끌려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 미국이 원래 누구 땅이었지 하는 물음이 든다. 인디언 아니면 멕시코, 글쎄 바다 건너온 청교도들이 차지한 것은 얼마 되지도 않는 공간이었는데 말이다.

주인공의 푸념도 재미있는데 집을 팔면 아이가 기가 죽고 나아가 친구들 모임이 껴주지 않기 때문에 공부를 못한다. 그렇게 되면 좋은 대학을 못가고 나중에 변변한 인생을 살지못한다는 일련의 도식을 풀어 놓는다. 아마 그게 삶의 진리일 것이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약간의 돈이라도 생기면 집을 사는데 2000년 이후의 미국 금리 하락은 이들에게 축복이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집값 상승이 다시 소비 호조를 부르고 아시아권의막대한 수출 흑자를 만들어낸 세계적 순환까지 이어진다.

반면 미국 자본주의 첨병이었던 소수의 CEO들은 그럴듯한 비즈니스 모델로 주주들을 잘 꼬시는데 능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 머리를 빌려주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 최고의 컨설팅사라는 맥킨지의 사업이었고 하버드를 비롯한 MBA 출신들이 막대하게 포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업이란 땀이 흘려야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거래의 규칙 몇개를 바꾸는 것으로 거대한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사고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잠시 속일 수 있어도 계속 속일 수는 없다. 그 문제점은 미국이 주도한 IT, 통신, 에너지 거래 등 각종 분야에서 연달아 발생한다.

주주 위주의 자본주의로 가는 것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어느 하나의 가치만 절대적으로 강조될 경우 그동안 여러 측면을 고려하면서 만들어진 질서가 흔들린다. 주식가격이 오르면 모든게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해버리는 것이야말로 힘이 곧 정의다라는 서부 카우보이 시절의 논리와 다를게 없다. 이 영화에서 보듯이 기업에는 얼마간 그가 뿌리로 하고 있는 사회에 대해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