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세계의 인재를 구하다
홍하상 지음 / 북폴리오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사업이 잘되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삼성에서는 사람을 잘 써야한다고 답 할 것이다.
인재를 뽑고 키우는 전통은 창업에서 지금까지 이어져온다고 하는데 신입사원 면접 때 회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이들을 다시 여러가지 방법으로 교육시켜 소위 삼성맨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커가는 자산과 역량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삼성이 어느 순간부터 밖에서 인재를 수혈하게 된다. 천재 한명이 1만명을 먹여살린다고 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인재를 데려오는데 열을 올린다. 대우 또한 상당해서 기존 인력들에게도 부러움을 자아내게 한다. 물론 과거에도 이런 사례는 간간히 있었다. 정통부장관을 거친 진대제씨가 그 대표적 예다.
미국에서 IBM이라는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불모지대인 한국에 과감히 자신의 능력과 운을 걸었던 그의
결단과 삼성이 펼친 기회의 장이 만나서 반도체 사업에서 큰 성공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기업이 성장하다보면 새롭게 변신해야 할 때를 만나게 된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이제 과거 부품을
잘만들던 회사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활용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변신하려고 하고 있다.
부품과 제품은 무엇이 다를까? 첫째 제품에는 때깔 즉 외양이 중요하다. 모양새가 이쁘지 않으면 손이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둘째 만든 사람의 네임밸류가 필요하다. 신뢰도를 비롯해서 여러가치가 포함되지 않으면 집어들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위해 전세계적 광고와 디자인 향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문제는
한국의 기존기업들은 그 눈높이를 맞추어 수행할 역량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 공백을 메꾸는 방법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키우는 것이지만 시간이 들기에 제쳐놓고 삼성은 다른 하나인 밖에서 끌고 오기를 택한 것이다. 덕분에 글로벌 마케팅을 경험해본 해외 전문가도 데려왔는데 꽤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평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이곳저곳에서 인재가 영입되다보니 때로 효과도 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발생한다. 삼성전자 사례 이외에도 효과를 보는 곳은 금융쪽이다. 특히 파생상품 등을 다루는 금융공학 분야는 막바로 효과가 나기에 대환영이고 대우도 수억대로 매우 좋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당장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던 담당자가 경쟁사인 인텔로 가버린 것이다. 회사전략을 이해하고 있었던 그가 하루아침에 적으로 돌변하는 현상은 그동안 국내에서는 별로 없었다. 또 많은 인력들이 낙하산에 대해 소외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 자체는 쉽게 거부하기 어려운 것 같다. 미국에서는 자기돈으로 MBA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야망 많은 젊은 직장인들이 많다. 자신이 그동안 모은 돈 거의 전부를 걸기에 의욕 또한 강한 이들을 높이 사는 것은 미국의 일반적 채용 흐름이다. 참고로 하나 더 하면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또한 자신의 돈으로 선투자해서 비행자격증을 딴 사람만 채용한다고 한다.

최근 돌아서 삼성 들어가기 등 여러 책들이 나오지만 이러한 흐름의 또 한 부분은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하는 것이다. 여기에 맞추려면 회사에 들어가서 한 곳에서 열심히 하기 보다 다양한 업무를 소화하면서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는 쪽이 훨씬 좋을 것이다. 자신에 대한 평도 그 친구 참 성실해 보다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어 쪽이 낫지 않을까? 마치 미팅 나갈 때 상대방이 참 착해라는 것 보다는 다른 표현을 기대하듯이.
일등기업이라는 삼성이 이렇게 시도하니 아마 다른 곳도 서서히 따라가지 않을까 본다.

책 자체의 평으로 돌아가자면 짜집기 성격이 강하다. 아마 취재원이 되는 삼성측의 자료를 많이 인용한 것 같은데 비판적인 검토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CEO급에서 삼성미래전략연구, 일반 실무자급 등 다양한 인물들을 다루었지만 종합되지는 못했다고 보여진다. 덕분에 주제에 비해서 감동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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