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문화산책
김규현 지음 / 정신세계사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건달이라는 호칭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의 뿌리는 불교에서 천상의 음악의 신 <건달파>에서 나왔다. 조선으로 들어와 고려불교를 몰락시키면서 절에서 음악사역을 하던 이들이 세상을 돌아다니며 노래하고 춤추는 공연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건달>이 된 것이라고 한다.


건달의 뿌리는 어디일까? 놀랍게도 티베트라고 한다.


티베트의 불교가 한반도에 끼친 영향은 건달만이 아니다. 

절터를 가보면 당간지주가 있다. 이는 탱화라고 걸개 그림을 세워보여주는 돌인데 이런 문화의 출발점이 티베트라고 한다. 유목민족이라 한 곳에 놔두는 불상 보다는 그림으로 만들어 옮겨 다니면서 이런 관습이 생겼다고 한다.

건달,탱화 말고도 한반도와 티베트의 유사점인 매우 많다.

미숫가루,육포,순대 등 음식도 있고 색동문양,범패 등 음악 등 일일이 열거해보니 놀라울 정도다.

중국을 사이에 두어 멀리 떨어졌지만 원과 청은 티베트 불교를 국교로 숭상하다 보니 때로 더 빠르게 한반도까지 영향이 미친 셈이다.


그럼 티베트는 왜 불교가 융성하게 되었을까? 답은 이슬람의 인도 침공에 있다. 

삽시간에 이교도로 몰려 몰락하게 된 불교 승가집단이 대거 히말라야 넘어 티베트에 정착하면서 일종의 르네상스가 만들어진 셈이다. 

그래서 불교연구가들은 대승소승의 구분 보다 밀교로 통칭되는 티베트의 비중을 높게 쳐서 셋으로 나누어 불교를 분류한다.


불교의 핵심에는 인도 문화가 많이 녹아 있다.

종교 자체도 지혜를 담은 그릇이지만 특히 인도의 설화에 지혜가 많이 담겨 있다.

선녀와 나무꾼, 장화홍련 등의 스토리의 뿌리는 인도였다. 그리고 티베트에서는 이 설화를 이어받아 가공해 거대한 공연으로 만들어 계속 연출했다고 한다.

더 재미있는 건 이런 공연으로 만들어지는 수익금으로 자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사회간접 자본인 계곡을 잇는 다리를 놓았다고 한다.

이런 일을 주도하게 된 인물은 불교 승려가 있었다. 

종교와 예술,사회사업이 희한하게 결합된 천재적 발상이다.


이렇게 하나 하나 찾아보니 티베트와 한반도가 매우 가깝게 느껴진다. 

저자 김규현 소장님은 93년부터 오랜시간 실크로드와 티베트를 직접 탐방하고 주요 사료를 번역한 티베트 전문가시다.

잘 몰랐던 인연을 일깨워주고 물질을 넘어 오래 남는 깨달음의 세계를 알려주는 구루(현인)로서 사회에 깊은 족적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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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15: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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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16: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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