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유럽 오토캠핑 여행
김성기 지음 / 민서출판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나이 60에 캠핑 여행 떠난다고 하니 항공사 직원도 갸우뚱 거린다.
그것도 사스가 한참 위세를 부리는 동남아를 거쳐서 간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저자의 역발상 사고다. 이제 안하면 언제 하리, 남은 생에 그래도 이것 하나는
하고 가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그렇게 파리로 떠나는데 오토캠핑 답게 차량 소요 비용이 많다. 이를 일반적인 렌터카가 아니라
리스로 해서 많이 절감했다고 한다. 관련 규정이 약간 복잡하지만 충분히 값을 할만한 내용이다.
캠핑이다 보니 호텔 등 보다는 편하지 않은 여행이지만 모험심으로 도전해갔다.
3가족이 함께 가다보니 매끄럽지 않은 경우도 발생한다. 새벽 여명을 보자고 사람들을 깨우니
생생한 너나 가라고 나는 쉬겠다는 반응도 나오는데 어거지로 자신의 즐거움을 강요하다보면
싸움이 된다. 되돌아보면 금방 후회스러운 일이지만 어쨌든 당시에는 고민거리다.

여러곳들을 다니며 에피소드를 세세하게 적은 것은 좋지만 아쉽게도 감상은 매우 적다.
최근에 적은 린다의 파리여행과 대비되는 것은 역시 감상부분이다. 린다의 책이 역사적 사실을
꼼꼼히 준비해 감상을 키워나가고 정보를 충실히 제공한 반면 이 책은 정보의 대부분이 오토와 캠핑에
머무른다. 고로 느낌은 별로 없다. 비용 절약에 충실하다보니 음식 문화 체험도 거의 없다.
저자 본인은 기자출신으로 해외경험이 여러 차례 있고 관련 여행 서적도 냈다는 점에 비해서
내용은 아쉬운 수준이다.

단 그 연배에도 과감히 미지의 방식으로 여행을 떠나는 용기에는 높이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아내를 포함한 친구가족에게도 즐거움을 함께하자고 권하는 마음 씀씀이도 좋다.
자 이제 우리도 자신의 여행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돈이 문제라면 이렇게 꼼꼼히 절약하는 방법도
있으니 필요한 건 마음의 여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읽다보니 우화하나. 단체여행객을 명승지에서 만났는데 주인공 일행을 보고 다들 소곤거리며 뭐 저렇게 가난한 몰골로 다녀서 나라 망신시키냐는 말투였다고 한다. 과연 그들은 무얼 체험할까? 자신의 손으로 여행지 가는 열차표 하나 못 끊은 그런 여행이 주는 한계를 잘 알까? 세상은 남이 인도하는대로 갈수도 있지만 자신의 발걸음 하나를 내디딜 때 더 크게 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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