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도회사 - 거대 상업제국의 흥망사
아사다 미노루 지음, 이하준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동인도회사는 오랜기간 인도에서 무역에 활동하다가 세포이의 반란에 의해 그 활동이 종결되었다.
처음 출발은 네덜란드를 비롯해서 여러나라에 세워진 동인도회사들과의 경쟁이었다. 하지만 막대한 인적 자원과 해양력에 의해 점차 우위를 확대했고 초반의 교역에서 후반의 개발까지 꾸준히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어가면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남해회사와 같은 버블 파동을 함께 겪기도 했지만 안정적 사업구조에 의해 발전은 지속되었다.
기업이 커지다보니 사회적 영향력 또한 커져서 정계의 후원자도 늘어났고 기업 출신의 인물도 배출하게 된다. 이런 점은 현대의 정경유착과도 유사하다. 또 군대까지 거느리는 경영을 하는 점은 미국이 중남미에 진출해서 농장 만들고 수탈하던 것과도 거의 유사하다. 최근의 이라크전쟁이 석유자본과의 결탁에 의한 것처럼.
이윤을 추구하다보니 초반에는 수입을 막자는 보호자유와 이념적 대결을 벌여야 했고 여기에 따라 반발도 많이 겪었다. 반면 후반에는 새로 등장한 영국의 산업자본과의 이해조정 과정에서 밀려 역할이 축소되는 계기가 된다.
취급하는 품목 또한 다양해서 향신료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차,면직류 등으로 발전했고 나중에는 아편 또한 많이 거래했다. 이 과정을 보면 시오노 나나미의 베네치아 상인들 이야기와 유사한 점들이 많다. 무역이란 서로 이익이 되는 근대적 시스템을 수립하는 것으로 수백년을 이어올 수 있었다면 거기에는 분명 가치창출, 혁신 등 다양한 기법이 도입된 셈이다.

현대의 종합상사와 비슷한 모델을 이미 수백년전에 시작해서 운영했다는 점이 읽는 사람을 탄복하게 만든다. 반면 그 과정이 식민주의 문화의 소산이다보니 피지배층에 대한 강압적 통치와 막대한 부패는 어쩔 수 없는 그늘이었다.

오늘날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다국적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후대에 쓴다면 아마 이렇게 거대해질 것 같다. 돈 될 것을 찾기 위해 항상 눈을 넓게 뜨고 다녀야 하고 거래 관련된 사람들에게 모두 이익이 돌아가려는 시스템도 만들고 투자의 연속성을 위한 자본도 축적하고 등등.

단 서술은 기대보다는 풍부하지 못했다. 일본작가라 시오노 나나미를 연상했지만 성격이 많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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