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그림자, 미국 - 디플레이션 시대의 미국과 한국에 대한 미래학
홍성국 지음 / 해냄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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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홍성국씨는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직급은 상무다.
증권사 리서치가 기본적으로 할일도 많은데 이런 기업체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꾸준한 독서를 통해 또 하나의 저작을 내어 놓았다. 증권사에서 내는 책이라면 모두 돈버는 이야기만 담긴게 아니라 세계경제를 대상으로 잡고 멀리 미래를 전망한 책이라 인상이 깊다.

내용을 보면 우선 미국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을 시도한다. 제조업을 외부로 주고 자신이 금융 및 고급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정책으로 가는데 여기서 나오는 막대한 적자를 정치,군사력으로 억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정적자가 GDP 6% 수준에 이를 때 한국은 외화 파산으로 IMF로 가야했지만 미국은 거꾸로
제국주의 노선을 취하면서 주변국에게 달러를 사지 않으면 이라크 꼴이 된다고 강요한다.
여기에 대한 반발을 사고 있지만 이를 때로는 군사력이란 하드 파워, 때로는 중국에 대한 민주주의 강요와 같은 소프트 파워로 회유하면서 지금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불안정성이 커져간다. 기존의 흑인사회와의 균열에 더해서 멕시코 이민의
증가로 정체성이 흔들리고 낮은 사회보장 시스템에 의한 내부불만이 커져간다.

민주주의 강요가 새로운 종교 전파로 볼 수 있지만 외부로부터 동의는 별로 얻지 못한다. 과거 칠레와 같은독재 정권의 인권침해에는 무심하던 미국이 요즘에 와서는 적대국에 대해서만 강요하는게 아니냐는 반론을 받는다.

이런 문제를 다 차지하고도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의 과소비다. 아무도 저축하지 않으면서 소비성향을 키우는 미국의 시스템은 지금 전세계에 5조원에 가까운 부채를 지고 있다 한다. 이런 미국이 어느 순간 불량한 채무자가 되면 전세계의 경제에 그림자가 기운다는게 요지다.
가령 달러가 떨어지면 채권국의 입장에서 자산의 하락과 함께 미국의 소비감소로 인한 수출의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2000년 버블의 붕괴 이후 한국경제가 휘청댄 것이 하나의 예다. 여기에 대한 대책은 각국이 자국의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 뿐인데 이 또한 쉽지 않다. 당시 김대중 정부가 시도한 부동산 부양에 의한 부의 효과 창출로 내수 진작시키는 정책이 지금 막대한 부동산 거품과 함께 사회 내부적 갈등을 가져오는 것이 부정적 예다.

따라서 미국의 불안한 현 상태가 국제 협조를 받아가면서 서서히 연착륙 되기를 기대해야 하는데 막상 우리가 직접 할 것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상황을 보아가며 우리 자신의 태세는 정비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막상 저자의 서술이 미미한 수준으로 그쳐서 한국의 미래학이라는 홍보문구에 비해서 부족함이 많다. 좀 덧붙여 보면 외화자산의 다각화가 필요할 것이고 외교 정책 또한 미국을 기본으로 하지만 어느 정도 다른 주변국과의 협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본적으로 보면 산업 자체가 외부변수에 대해 흔들림이 적도록 체질 강화되어야 할 것 같다. 미국의 PC업체가 약화되자 반도체, LCD를 비롯한 주요 부품이 급락하고 다시 이게 경상수지 약화로 이어 가는 악순환 보다는 일본 처럼 자체적으로 대체수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전방산업 창출이 필요할 것이다.

한가지 더 하면 세계화에 대한 태도가 여럿 있지만 무조건 찬양하기도 무조건 거부하기도 어려운 게 한국의 현실이다. 러시아,인도 등이 개방정책을 취하면서 수출 시장이 확대된 효과를 삼성전자의 애니콜이나 현대차가 거두는게 긍정적 효과다. 반면 스크린쿼터 폐지 등 개방정책에 대한 압박 또한 가해지고 나아가 외국계 자본의 한국 금융에 대한 공세 또한 거칠다.
과거 역사를 보면 쇄국정책은 절대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역사의 흐름을 잠시 지연시킬 뿐이다. 반면 일본처럼 상대의 장점을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소화해나간 쪽이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렇다고 일본이 서구와 똑같이 된 것은 절대로 아니라 자기 식으로 소화해내었다.
한국에서의 신자유주의 논란 또한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 식의 철학과 대처방안으로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흠을 하나 잡자면 이번 책에도 한국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가 될 통일에 대한 검토는 없었다. 이 부분이 보완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미래전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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