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에 집중하라
래리 보시디 외 지음, 김광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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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전 영입될 때는 언론과 증권가의 화려한 스폿라이트를 받던 CEO가 오늘은 하루 하루 쌓여가는 문제에 고심을 하고 있다. GE에서 잭 웰치의 칭찬을 받으며 승승가도를 달리던 그가 왜 오늘 영입된 이 회사에서는 이렇게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을까? 그 고민은 곧 그의 해고로 이어지는데 이렇게 퇴출되는 CEO가 미국 500대 기업 중 무려 20%나 된다고 한다.
왜 이렇게 어제 유능한 CEO가 오늘은 무능하다가 낙인찍히는 불명예 스러운 일이 발생할까?

답은 풍토가 다르다는 점을 이해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옛날 중국의 한신은 배수진이라는 작전으로 자신보다 더 강한 상대방을 격파해냈다. 강을 배경으로 싸우는 것은 자신의 군사가 충성심이 강하지 않지만 상대방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내쪽을 좀 더 싸울 투지가 나는 곳으로 몰아붙이면 이길 것이라고 내다 본 것이다. 자신과 상대방의 강약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모든 싸움의 요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그런데 실패한 CEO들은 이 점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기업을 운영하려고 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이 한신의 병사들처럼 싸울 의지가 부족한 바꾸어 보면 책임감이 약한 존재였다. 덕분에 목표는 숫자로 책상위에 머물지만 목표와 결과의 차이가 발생하더라도 별로 아픈 감정을 갖지 못했다. 내가 예전에 머물던 GE는 이렇지 않았는데 하고 한탄하는 그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GE 또한 잭 웰치 이전에는 그런 관료주의 문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GE를 실행력 있는 기업으로 바꾼 것은 역시 철저한 책임부여와 보상이라는 웰치의 혁명이었는데 이를 새로운 기업에서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래리 보시디는 GE에서 웰치 사단으로 이름을 날리다가 새로운 기업을 맡아 효과적으로 경영해서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다. 자신은 성공하고 남은 안되는 이유를 이 책에서 설명해나가는데 가장 큰 것은 바로 실행이라고 한다.
실행을 잘 하기 위해서 우선 전략,인력,운영이라는 세가지 프로세스를 잘 운용해야 한다고 한다. 먼저 경영자가 가장 우선시 해야 할 것은 전략의 수립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기업이 차별화되기는 어렵다. 모든 기업들은 거의 비슷한 전략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익의 향상, 기업가치 제고 등이다. 이를 모두 기술해보아도 수십페이지를 넘기는 어렵다. 참고로 잭 웰치도 한두 페이지의 간략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자신의 전략수립을 소화해냈다.
주변을 보면 똑 같은 과제를 보다 잘 수행해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여기에 실행력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반면 경영자 중에는 추상적 구호를 적고 전략이라고 주장하고 숫자 몇개를 던져주고 결과만을 놓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자는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 시행해야 할 조치들을 이야기하면서 충고를 해준다. 먼저 목표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이를 수행할 인력들이 과연 그 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잘 수행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 
또 단위 책임자들에게 과제만 던져줄 것이 아니라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행할 것인가 묻고 함께 토론해나가야 한다고 한다. 이게 거창하게 표현하면 Management by walking around 기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는 지침들 속에서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으로 나뉘는게 현실이라고 한다.

읽으면서 다른 책들과 비교해보면 저자가 루슨트의 실패에 대해서 실행력의 부족이라고 지적하는데 다른 책을 보면 주가를 높이기 위한 과도한 목표설정과 이를 맞추기 위한 실적 분식으로 나타난 도덕적 해이라고 한다. 이런 견해들을 비교해보면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 읽으면서 핵심으로 다가오는 메시지는 실행하는 기업 문화란 결국 권한이 적절히 나누어지고 결과에 책임지는 문화를 말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CEO가 왜 나를 따라오지 않을까라는 물음이 생긴다면 먼저 걸어나가 주변을 돌며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하기를 권하는게 결론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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