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연달아 두다보면 갑자기 성적이 급락할 때가 있다.
질 때는 화가난다 특히 이 정도 수준의 상대에게도 지나, 내가 당연히 이겨야 하는데 하던
바둑을 지게 되면 무척 화가난다.
하지만 분을 가라앉히고 하나 씩 돌아보면 내가 가지고 있던 문제들이 드러난다.
우선 바둑은 하나의 승부다. 따라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졌던 바둑들에서는 대체로 그렇지 못했다.
아무리 어려운 바둑에도 승부에 결정적인 변화를 줄 기회는 분명 있다.
많지 않더라도 몇번은 다가온다. 그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고민을 해서 좋은 수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던 것은 왜 일까? 정작 문제는 상대를 너무 쉽게 보았기 때문이다.
승부의 과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무조건 결과만을 탐했다.
그래서 바둑을 두다가 다른 책도 보면서 영어 단어도 듣고 강좌도 듣는 식으로 시간 효율을 높였다.
결과는 다 잡았던 말도 실수로 놓치고 그 다음판은 아예 기분 나빠져서 또 지고하는 식이 되어버렸다.

이런 점은 인생경영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결과는 누구나 원한다. 하지만 과정의 고됨은 원치 않는다.
얼마전에 끝난 쇼트트랙을 보면서 한국선수가 하는 방식으로 다른 나라는 왜 못하나라는 물음이 나왔다.
내가 넌지시 짚었던 답은 미국이나 일본 선수들은 아무도 하루 8시간씩 훈련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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