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맛 기행
김재준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김재준 교수의 이 책은 다양한 시선을 담고 있어서 좋다.

음식문화를 어느 한나라의 그것에 고정하여 다루지 않고 다양하게 접한다. 이는 본인의 유학 등 여러나라에서 겪은 삶속의 체험이 반영된 것이다. 더욱 좋은 것은 먹는 것 자체에 집착하지 않고 문화, 경제,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경제학자로서 세상을 다양하게 보는 측면도 있지만 미술품 매매의 경험을 비롯해 어느 한곳에 머물지 않고 계속 체험해가는 노력의 결과라고 보여진다.

저자는 이를 위해 때로는 일본만화까지 파고들면서 맛의 본질을 알고자 노력한다. 근엄한 교수님으로 상아탑에서 이론강의만 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또 자신의 경험에 권위를 붙여서 주변에 강요하는 태도를 취하지도 않는다. 음식이란 원래 나라마다 차이가 있고 개인마다 개성이 다르다. 따라서 처음 상대방의 문화를 받아들일때 원래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유제품에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 치즈의 고랑내를 적응하기 어려운 것은 역으로 김치를 타문화권에게 소개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현지화 내지 주체적 소화과정을 겪어야 한다. 일본의 프랑스 문화 수용이 그렇다고 한다. 처음에는 프랑스식을 고대로 따르다가 점차 일본화를 통해 자기식의 프랑스 식당을 내고 그게 더욱 잘 받아들여지고 프랑스 본토에서도 인정해준다고 한다. 만화 대사각하의 요리사의 경우 그러한 자부심의 결과물이다.

글이 주간지에 연재되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 기본적으로 쉽다. 매편 마다 거기에 맞추어 우리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식당을 소개하는 것도 좋다. 최근에 어느 주간지에서 뉴욕 식당을 꾸준히 소개하는 것을 보고 머리가 이렇게도 안돌아가는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직접 가서 체험해보기 어려운 그림의 떡을 꾸준히 보여주는 배포가 놀랍기만 하다.
미술,음악과 마찬가지로 음식 문화 또한 이론과 경험이 잘 조화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저자의 꾸준한 노력으로 우리 주변에 맛 문화의 탐구서 하나가 추가 된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