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 국정운영을 말하다
시진핑 지음, 차혜정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가까운 선배님으로부터 이 책을 꼭 읽어보라는 당부를 받았다.

한국책 같지 않은 표지부터 특이해보였다

알고 보니 이렇게 만든 이유들이 있었다.

중국측의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출판과정에 깊이 작용한 것이다.

덕분에 겉으로는 결코 한국의 일반책 같지는 않아 보인다.


내용은 어떤가>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내 놓은 여러가지 말들이다.

때로는 간부들에게 때로는 대중들에게 대상은 다양하지만 새로운 중국을 만들어가는 결의가 돗보인다.

내용을 읽어가며 놀란 점은 시주석의 방대한 지식이었다.

한시들과 고사들이 곳곳에 나온다.

한국에 와서 서울대 강연을 할 때도 허균의 시에서 <간담상조>라는 말을 인용했다.

홍길동의 저자 허균이 당대에 중국을 왕래하면서 중국명사들과 교류를 잘하고 국서를 잘 써나간 대표적 지식인이었다는 점이 고려되었나 보다.

간과 쓸개를 내 줄 사이라는 의미는 대단히 깊은 우정을 표현한다.

중국인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이백이나 두보와 같은 당나라 시인을 비롯해 무수한 명사의 명구들이 나온다. 

덕분에 한시 강의하시는 분들은 신났다.


그리고 그 보다 더 놀라게 되는 건 각종 기술용어들이다.

빅데이터,사물인터넷,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가 마구 나온다.

최근 북경은 겨울이면 스모그로 난리다. 덕분에 관광은 꽝인데, 그 결과 전기차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전개되고 있다.

한국도 그 영향으로 삼성,LG가 전기차 부품 산업에 진출한다고 한다. 

전기차가 아니라 부품을 만들고 있다는 점을 잘 주목해야 한다.

벌써 주도적으로 갤럭시와 같은 걸작을 내놓고 끌고 가는게 아니라 속에 들어가는 부품에만 만족하는 위축된 모습이 아쉽다.


한국은 안되고, 중국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서 리더에 있다.

중국의 지도자는 바닥에서 무한 경쟁을 통해 검증 되는데 사물을 골고루 이해하고 종합하며 대책을 내놓는데 장기가 있다.

공산당의 책무가 막강한 만큼 정책의 실전 경험이 매우 많고 성과를 통해 검증된 인물들이다.

전기차도 딱 필요한 건 인프라 사업인데 한국이라면 절대로 불가능 할 듯 보이니 재벌들도 목표를 낮게 잡는 셈이다.


최근 서울대 공대 교수들이 내놓은 <축적의 시간>이 화제다.

얼마 남지 않은 여유 동안 오래갈 수 있는 힘의 비축이 없다면 앞으로 중국의 해일에 견딜 수 없다는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였다.

반도체의 경우 구체적으로 중국이 100조를 투자한다면 남은 시간은 길어야 5년, 아주 잘해야 10년으로 보고 있었다.

다들 마음이 점점 급해진다. 


지도자의 말에 담긴 기술용어가 산업으로 연결되고 현안과 꿰어지면서 거대한 해일이 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할지 여부가 중국의 지도자의 입에 달린 꼴이다.


감탄과 경악, 한국에 대한 아쉬움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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