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이사 8 - 완결
히로카네 겐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시마이사가 중국에서 보여준 활약이 좋은 평가를 받은 덕분에 아예 상무로 승진되어버렸다.
덕분에 제목을 시마 상무로 바꾸게 되면서 이사시절은 이번 8권으로 마감하게 된다.
담당지역이 여전히 중국인 것으로 보아 일관성도 있지만 이제 보다 넓은 지역과 업무를 담당하면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야 할 것 같다.

중국에서 시마를 놀라게 한 것은 사회의 역동성이었다.
등소평의 선부론에 맞추어 모두다 돈을 벌겠다는 열의에 불타고 덕분에 공부든 장사든 목숨을 걸고 달려든다.
목숨까지 걸다보니 때로 부정행위를 통해 너무 앞질러가려는 부작용도 나오지만 대부분은 성실한 편이다.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단순히 임금이 싼 곳으로 왔다는 것만으로
사업이 잘 될 수는 없다.
같은 일본기업끼리의 경쟁도 치열하고 한국 등 타 국가와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일본과 중국은 원래 친한 사이는 아니다. 덕분에 일본기업의 중국 진출은 상대적으로 늦었고
대신 동남아 지역에 치중했다. 반면 삼성 등 한국기업은 적극적이었는데 결국 이러한 차이가
품질의 차이로 나타나서 일본기업에게 경쟁력의 부담을 주었다.
날씨가 덥고 교육수준이 낮은 인력으로 수행하는 생산은 결국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늦게 나마 중국에 촛점을 맞추다 보니 잠재력이 두렵지만 이미 중국 진출은 방법의 문제지
진출 자체는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시마는 이렇게 냉정한 현실인식을 경영진에 보고 하고 역량을 인정 받아 사업을 맡게된다.

첫 시도는 기존의 일본식 운영방식에 한계를 느껴 변화를 주려고 시도한 점이다.
현지인의 과감한 등용을 통해 기업의 현지화를 추구해서 중국과 일본의 거리를 좁히려고 시도한다.
현채인이라는 평범한 단어 보다는 현지인들 중 옥석을 구별해가면서 핵심인재들에게는 높은 값을 쳐준다.
대신 되도록 파견인력의 규모와 권한은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해나간다. 중국에서는 중국의 법을 따르는 쪽으로 가는데 시마의 접근방법은 되돌아보면 부장시절 자회사를 돌아다니면서 자율성을 존중하고 본사의 간섭을 배제하던 것과 유사하다.

생산방식에도 칼을 대는데 중국진출시 동반하던 일본 출신 협력업체 중 원가절감 노력이 부진한 회사를
거래선에서 제외시킨다. 의리로 뭉쳐 한곳으로 나아가던 것이 예전 방식이라면 이제는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어렵다는 인식을 한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극단적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협력사 경쟁자까지
나왔지만 대세는 피할 수 없다. 참고로 자동차회사 닛산을 살려낸 카를로스 곤의 경영혁신도 냉정히 까보면
구매 효율화 밖에 없었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구매는 과거의 인정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중국은 매우 넓은 나라다. 밖에서 한나라로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서로 경쟁하는 여러개의 소국가들로
이루어진 연합체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있다. 오마에 겐이치의 차이나 임팩트가 이러한 이론을 강하게
주장하는 책이다. 시마이사에서 묘사되는 상해, 북경의 모습은 서로 차이가 많다. 또 개발되지 못한
내륙지역의 경우 더욱 차이가 크기 때문에 영업방식 또한 달라져야 한다.
중국 현지 파트너의 경우 이러한 면에서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관계지만 잠재적으로는 경쟁자가 될 수
밖에 없다. 한국 기업도 잘 못된 파트너 선택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대기업이라
보다 든든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덕분에 원만히 해결되고 있다. 단 이 만화에서 그러한 노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은 실제와 다른 것 같아 아쉬움이 느껴진다.

만화 속에서 중국인의 여러가지 특색이 나오는 것도 좋은 성과다. 동아시아의 맹주로서 가지는
자부심, 개개인들이 자존심이 강해서 잘못하고도 사과하지 않는 면들, 여자 하나를 사귀면 가족을
통채로 부양해야 하는 가족 공동체 등 다양한 면모가 나온다.
여기서 문제는 법적인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는
불안정성이다. 때로는 후원자의 힘을 업고 마구 밀어붙이다가 더 강한 힘에 부딪히면
삽시간에 몰락해버리는 모습이 여러차례 나타난다.

이렇게 각기 다른 사람의 특색을 잘 이해하고 쉽지 않은 비즈니스를 잘 수행한 덕분에 시마는 단기간에
상무로 올려지게 된다.
참고로 만화의 배경이 되는 하츠시바는 우리에게 파나소닉으로 잘 알려진 마쓰시타인데
일본 경기 회복을 통해 급속도로 기업실적이 만회되고 있다. 이 작품의 여러 곳에서
그러한 자신감들이 보여진다. 그러한 성장이 한편으로는 한국기업과의 경쟁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아직 여기서 그런 면들이 세세히 나오지는 않는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계단씩 올라갈 때 마다 시야는 여러 곱절 늘어나게 된다. 예전에 알던 사람은 기본이고
더 넓어진 인간관계를 잘 커버해야 하고 예전에 편하던 인간관계도 점점 경쟁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시마의 후임으로 추천해준 후배가 앞으로 내 경쟁자는 당신입니다라고 하는 별로 곱게 들리지 않는
말을 들으며 시마는 그런것도 좋겠지 하는 원만한 듯한 말을 던지지만 계속 이렇게 살 수 많은 없다.

시마의 고속 승진에 불만인 사람도 많을 것이다. 작가를 대신해 변호를 해보겠다.
일본 기업의 문화는 합의제라 다수의 동의를 얻기위해 파벌을 많이 유지한다. 의견대립이 생길 때
편을 짜서 맞서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덕분에 꼭 옳으냐 그렇지 않으냐를 판단하는 역량보다
사람을 꾸준히 사귀는 것 싸움에서 이길 파벌에 들어가는 외교력이 더욱 중시되어 버린다.
이 파벌 싸움 덕분에 망해서 해외로 팔려나간 기업이 바로 닛산인데 결국 단 한명의 외국인 와서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니 살아나는 웃기지도 않은 현상이 발생하고 만다.
시마가 꾸준히 지향한 것은 파벌을 만들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덕분에 많은 불이익을 받았지만
그는 늘 고집을 부렸는데 파벌 안가진 효과는 스스로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자기 개발 의무와 함께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자유를 가지게 된다.
닛산의 경우 거래선 하나 끊으려고 해도 어느 파벌의 누구 눈치를 보아야 했다고 하는데
카를로스 곤은 그러한 어려움이 없었기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참고로 히딩크가 한국 축구를 살려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는 사람도 많았다.
시마의 활약 또한 이상적인 경영자의 모습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추어 캐릭터를 변화시켜 가고 있는
과정이지만 경영 조류의 측면에서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은 선택이라 느껴진다.
작가의 지속적 건투를 기대해본다. 더 좋은 것은 앞에 남아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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