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이야기 - 인의와 실리를 좇아 천하를 밟은 중국 상인사
이화승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중국의 경제력이 커질수록 중국이라는 나라를 더 잘 알고 싶어진다.

중국의 상업전통은 어떠했을까?

이 책은 답을 찾아 멀리 한나라 사마천의 <사기>에서 근대 청나라 말기 양무운동 시기의 매판자본까지 긴 여정을 떠난다.


권력이 상인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연금술 같이 기가 막히게 돈을 만들어 창고를 채우는 재주 때문일 것이다.

황제가 전쟁을 원하면 관료는 세금을 만들어 비용을 댄다. 그 방법에 무리수가 따르면 원망이 된다.

상홍양은 사기의 <혹리열전>에 한자리를 하고 있다.


주요 치적은 소금과 철의 전매였다.

소금은 중국사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주인공이 된다.

당을 망하게 한 황소도 소금장수 출신이다.

국가가 돈이 덜 필요하면 자유로 거래되다가 돈이 딸리면 전매가 되는 등 정책이 오락가락 했다.


관직도 재정 수입의 한 수단이었다.

돈 내면 지위 준다는 건 언제나 매력이었다.

하긴 조선도 임진왜란 때 관직 팔고, 신분 팔았으니 말이다.


돈을 걷어들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건 운용이었다.

상이라는 일이 관리가 하기에는 너무 세속적이고 민간이 하기에는 사리사욕이 강했다.

그래서 경제관련 일은 오락가락한 경우가 많았다.

상업이 발달될수록 군사력은 약해지는데 여기에는 상인들의 가격조작이 심해진 이유가 컸다.

감독기관,상인들이 연합해서 군납을 장악해 재정을 빼먹는 경우가 꽤 많았다.

이 기준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질 정도가 되었다.

송이 금에게 약했던 것도 이런 위험 덕분이다.


고,중세 이야기가 지나가고 나니

근세의 상인들이 나타난다.

청의 무역을 담당한 행의 상인들과 매판 이야기는 꽤 흥미로웠다.

특히 매판은 기존은 나쁜 이미지가 많았는데

가난한 소년이 양행에 들어가 외국어를 빨리 배우고 성실히 일해 신뢰를 얻더 거상으로 성장하는 스토리가 많았다.

이들이 서양으로 부터 배워 철도,탄광,방직을 건설하는 이야기도 꽤 흥미로웠다.

일본과 거의 같은 혹은 더 빨리 이런 성장을 하기도 한다.

반면 조선의 근대화는 한참 거리가 멀고 어려웠다. 

인천에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한수 가르켜주면서 뽑아 먹어가는 일이 매우 당연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적 흐름 말고도 재밌고 유익한 내용이 꽤 있다.

휘주와 산서 상인의 대비로 휘주는 주자, 산서는 관우를 모신다는 점이 신기했다.


최근 롯데의 왕자의 난의 배경에도 중국사업 실패가 거론된다.

롯데만이 아니라 신세계 등 한다하는 한국기업들에게 중국은 무덤이었다.

음식점이 장사 안되면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돈 값에 비해 맛이 떨어지는 거다.

사업이 안되는 이유도 간단하다. 실력이 없는 거다.


관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귀가 따갑게 들었지만 이제 점점 무한경쟁 속에서 실력을 닦아야 할 떄다.

상대를 안다는 것, 지피 라는 말에 이 책을 읽는 노력도 더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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