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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0 - 미국 : 미국인 편 ㅣ 먼나라 이웃나라 10
이원복 글 그림 / 김영사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명만화작가인 이원복 교수가 꽤 공을 많이 들인 책이다.
자료조사도 충실하고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도 여러모로 기울였다.
미국의 경우 역사는 짧지만 영향이 크기 때문에 특별히 세권으로 나누어서 저술하였다.
그 중 첫번째 책으로 나온 미국인편에서는 역사적 배경과 함께 사회의 여러 측면을 소개한다.
선거를 중심으로 한 정치제도에 대해 상당한 내용을 기술해서 2000년 미국 대선의 혼란스러움을
이해시켜주었던 점이 인상 깊다. 주제를 조금 확대시켜 보면 독특한 재판제도나 교육, 사회보장제도
등도 다루어주었으면 더 좋았다고 생각된다.
직장에서 보스에게 굽신거리는 모습을 놓고 잘 못보여서 떨려나가면 각종 사회적 부담을 개인이
지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묘사했다.
이 부분에서 명확히 서술이 되려면 보스가 채용과 해고의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이 강조되는 쪽이
더 좋았을 것 같다.
남미 불법 이민 때문에 고심하고 있지만 정작 남미인들 입장에서는 과거 멕시코 땅이었던
캘리포니아나 텍사스로 가서 사는게 과연 부끄러운 일인지 거꾸로 묻고 있다고 한다.
흑인들에 대한 차별이 여전해서 이들에 대한 복지가 전무하다시피 한점이나 사형제도를
통해 냉정하게 개인에게 벌을 내리는 형벌 시스템도 긍정적이지 못하다.
참고로 부시가 주지사로 있던 텍사스가 사형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었다.
미국 사회를 움직이는 실체를 유태인으로 지목하고 이들을 보다 잘 이해하도록 여러 부문을 기술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타당성을 찾기 어려운 이라크 전쟁의 발발이나 무조건적인 이스라엘 지지로
인해 만들어지는 아랍과의 갈등의 원인은 역시 미국의 유태인 파워에 있다.
유태인의 부정적 측면과 더불어 힘의 저변에 돈을 긍정한 종교가 단 둘 밖에 없는데
유태교와 청교도주의였다는 점은 나도 이 책에서 처음 느꼈다.
그러고 보니 한국사람 또한 독특한 종교를 믿는다. 기복주의라는 아주 묘한 현세의 돈과 복을
강조하는 종교다. 덕분에 한국사람의 미국에서의 적응 또한 빠른 편인 것 같다.
말이 나온 김에 이 책에서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실체를 기본적으로 다루면서 과연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였다.
최근 한미관계는 악의 축을 비롯한 북한과의 대립, 주한미군 역할 변경,
이라크 전쟁 파견 등 여러가지 사건들로 점철된다.
여기서는 정치적 측면보다는 주로 이민을 통해 대규모로 형성된 한인사회에 대해
어느 정도 묘사를 시도한다.
이민 1,2,3세대의 차이점과 갈등, 열정으로 뚫고 올라가보지만 유태인의 벽에 막혀
정체되는 현상 등 몇가지 면에 대해서 살펴본다.
조금씩 더 키웠으면 좋겠지만 지면의 제한으로 아쉬움을 남긴다.
과거 유럽으로 광부,간호사로 나간 한국사람이 그 사회에서는 적응이 어려웠지만
미국으로는 건너올 수 있었다. 그만큼 개방된 시스템이었고 스스로 노력하는 자에게
길을 열어주었던 것이 바로 미국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영국에서는 당신이 누구인가라고 물을 때 신분과 교육을 답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반면 미국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답이 된다고 한다.
두 체제를 비교할 수 있는 예로 소로스를 보면 헝가리 이민 1세대이지만 대학을 졸업한
영국에서는 신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해서 어려움을 느꼈어도
미국에서는 당대에 최고의 갑부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돈을 맡긴 수많은 사람들을 부자로 만들어준 것 또한 큰 성과다.
반면 대학 졸업시켜준 영국의 은행을 털다시피해서 수십억불을 날리게 만든 점은
인재 하나를 어떤 식으로 키워서 활용하는가가 결국 국가의 부와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알게해주는 사례가 된다.
미국의 발달된 교육 시스템은 파장이 한국까지 미쳐서
조기 유학생에 더불어 수많은 기러기 아빠를 만들고 있다.
이렇게 초미의 관심사인 덕에 이 책에서 좀 다루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긴 내 주변에도 똑 같이 박사이지만 미국에서 마치고 경력 쌓은 후배의 경우 연봉이 수억대에
이르지만 한국의 경우 대학강사로 왔다갔다 하는 수준에 머물기도 한다.
공부 또한 왜하는지를 철저히 묻는 다는 점에서 그들의 강점을 높이 사야 한다.
만화로서 이 정도 정보량을 다룰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작가의 역량을 높이사지만
제대로된 이해를 위해서는 역시 다른 책들로 관심을 넓혀야 한다는 점은 강조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