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
이덕일 지음 / 만권당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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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논쟁이 뜨겁다.

집권당은 역사를 하나로 만들겠다고 하고 학계의 반발은 거세다.


예전에 일본에서 비슷한 논란을 보았다.

일본의 사회당 계열이 장악한 교단에서 국정화 시도에 대해서 반발했다.

주로 조선침략을 한반도진출 등으로 표현하고 정신대를 삭제하려는 우익의 시도였다.

그 당시 한국에서는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면서 교단의 노력에는 찬사를 보냈다.


약간 뒤집으면 같은 현상이 한국에도 발생하는 것 아닌가?

일본의 우익과 현재의 보수정권도 비슷한 행태가 아닐까?


역사는 과연 하나로 배울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를 가져보게 된다.


나의 탐방 경험 하나를 회상해본다.

고령의 대가야 박물관과 김해의 가야박물관을 갔던 경험이다.

가야의 창건신화는 고구려와는 다른 모습이다.

어쩄든 수로왕이 등장하자 6부가 맞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대가야는 달랐다.

가야산의 신령이 두 형제 즉 고령과 김해를 각각 세웠다는 이야기다.


신화는 이런 식이다.

우리가 역사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당시에는 신화를 만들어 그것만 주입시키려고 한다.

진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의 국사라는 개념도 그렇다.

하나를 믿으라고 하지만 사실 역사는 하나로 정리하기에는 무척 벅찬 과정이다.


한국의 역사의 위상을 놓고 몇 마디 더해보고 싶다.

무척이나 재미없던 한국사 공부를 마치고 사회를 나오게 되면 사뭇 다른 역사를 만난다.

여기 이덕일 소장님의 여러 작품들은 생소하지만 때로는 통쾌한 어떨때는 과연 그럴까 하고 갸우뚱하며 반박도 해보게 되는 자유로운 역사를 전개한다.

그런 역사는 불필요한 것인가?


과거를 수시로 묻고 새로운 이해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다양성은 매우 소중하다.


즉 역사적 이해를 가진 사람과 과거를 하나로만 알고 당연시 여기는 사람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힘에서 차이가 무척 크다.

아마 그렇게 역사가 중요하다는 걸 최근에 깨달은 기업들이 역사공부를 입사시험에 강조한다.


가만 보면 이것도 웃긴 일이다.

차라리 대학의 인문학 특히 역사학을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을 다른 전형을 통해서 뽑아주면 안되나? 뿌리인 학문은 고사하고 있다. 왜냐면 인구론이라고 인문대 90%가 실업자라고 하니, 대학을 가자마자 경영학 부전공하느라 난리다. 

듀얼 전공 말은 좋다만 결국 하나도 아주 잘 하는 사람은 없고 고만고만한 견문만 넓힌 사람이 나온다.

그러느니 차라리 역사전공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더 좋은 일 아닐까?


한국의 역사인식이 재미없고 인문학이 홰외에 경쟁력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게 된 근본 원인이 바로 권력과 기업의 역사에 대한 몰이해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시대는 그런 왜소한 자국중심의 신화 주입이 더 지속하기 어렵게 가고 있다.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가고 있고, 앞에는 통일이 기다리고 있고, 세계와 FTA를 맺으며 세계화에 대비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 상황을 근대로 넘어오며 만든 신화 하나 붙들고 돌진앞으로 하자는 게 무슨 우스은 꼴인가.


내가 가야박물관에서 바보였구나 하며 깨우쳤던 것 알려주려 위정자들을 고령과 김해에 보내야 하는지 참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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