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우리는 민사고 특목고 간다
김형진.박교선 지음 / 글로세움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한국에서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하면 안되는 것이 있다.
하나는 부동산 다른 하나는 교육이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지만 이 둘에서
정부는 확실히 신뢰를 잃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정부의 공식적 입장과 다르게 항상
개별 책임자들은 자기의 이익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학교만 열심히 다녀도 원하는 대학 간다던 이해찬식 개혁의 끝은 본인 자녀의
과외와 해외유학이었다.

어쨌든 지금은 어설픈 교육정책들의 부작용에 의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늘 시험대에 오른다.
반면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의 교육은 오히려 정부를 따르지 않는 소수의
철학을 가진 민간에 의해 구제될 가능성이 보인다.
우유 팔아서 만든 민족사관고를 비롯한 여러 특목고의 창업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간접 경로로 그 창업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정부는 간섭을 간섭을 그치지 않고
나아가 자신들의 경쟁자가 되고 있는 이들 학교들에 대해 끊임없이 규제를 가하려고 한다.
내신 불이익 조치야 말로 대표적인 압박정책인데
무릇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은 경쟁을 통해서 심판을 받아야지
규제를 통해 억지로 자기 영역을 확보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여기에 교육정책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대치동 학원에 철저히 패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러한 학원위주의 교육이 꼭 진정한 길은 아닐 것이다.
수능을 잘 보고 내신을 잘 관리했다는 것이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른
입시전쟁의 승자가 될 수 있지만 진정 오늘의 한국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남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창의력, 정말로 하고 싶은 공부를 발견하고
그 호기심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자기 의식 등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사고,특목고는 여전히 암울한 한국교육의 현실의 한쪽에서
빛을 내는 존재들이다. 이 책의 저자가 그 학교를 위한 전문학원이라고 하니 약간 불안한 느낌도 있다.
혹시 학원을 홍보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의심을 안고 책장 여기저기를 넘겨보았는데
적어도 아이들의 영재성을 키우는데 기존 교육보다는 백번 낫다는 느낌을 가지고 덮을 수 있었다.

한국의 교육이 그렇게 훌륭했다면 많은 인재가 배출되어
아마 비좁고 일자리가 없는 땅을 떠나 밖으로 나가겠건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못하다.
교육의 목표는 하나라도 하고 싶은 것을 찾아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반면 지금은 모두에게 모든 것을 평균 이상 하도록 강요만 한다.
이런게 바로 평준화 사고방식아닐까? 세계 속에서 그런 평균인간이 과연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까를
계속 묻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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