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행 야간열차 (윈터 리미티드 에디션) 세계문학의 천재들 1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 들녘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갑자기 낯선 세계로 휙 뛰어든다면 어떨까?

느리고 고요한 세상에서 출렁이는 바다가 늘 보이는 모험의 세계로 간다면 어떨까?

전쟁도 혁명도 없이 안정된 산속의 땅 베른.

이곳은 스위스의 수도고 중앙은행도 있고 덕분에 막강한 군사력으로 방비되는 금고를 끼고 있다.

리스본, 한때 세계 곳곳에 자기 나라보다 수십배 크기의 식민지를 둔 제국이었다.

지금은 그 영광을 역사의 뒤편으로 돌렸지만 자취는 웅장한 석조건물들에 남아 있다. 

유럽 역사의 진행은 바닷가에서 용감한 청년들이 작은 배를 타고 험한 바다를 넘다가 모아 온 돈들이 석조건물로 쌓여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배는 멈추지만 석조건물은 남겨져 조용히 쇠망을 지켜본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74년 카네이션 혁명은 매우 독특했다.

군인들이 공산당이 되어 주도했고 무혈이었고 그 결과 한동안 혼란속에서 포르투갈은 변해간다.

그들의 공산주의는 파시즘에 대한 반동이었다. 바로 이웃 스페인과는 경쟁도 있지만 한때는 같은 나라인적도 있었다. 스페인과 비슷하게 대항해를 주도했다가 같은 방식으로 쇠망했다. 포르투갈인들이 전해준 조총이 증폭되어 임진왜란을 일으켰으니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은 것이다.

마카오는 지금도 포르투갈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다. 이 영화 속의 리스본과 색감이 비슷하다. 화려한 색들은 프랑스보다는 바닷가 이탈리아 같기도 한 그런 풍경들이 나타난다.


대영광과 쇠망을 겪은 포르투갈의 삶은 격정으로 표현되어 한 남자에게 투영된다. 아마데우는 주인공이다.

짧지만 깊은 인상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자취를 남겼다.

직업에 대한 충직한 의무, 사람에 대한 애정, 자신 또한 병자이면서도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 그리고 문학. 열정적인 사랑을 농축해 시적인 표현으로 담아 글을 남겼다.


반면 스위스의 삶은 어떤가?

영세중립이라 전쟁의 재앙은 피하지만 모험이 없다. 예전에는 용병으로 나갔지만 지금은 금융업으로 먹고 산다. 덕분에 사회는 느리게 흘러간다.


두 삶의 대조는 흥미로웠다.

꼭 우위를 가리기는 그렇다. 모험은 늘 발생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대가 또한 크다. 하지만 추억으로 남은 자취는 충분히 가치를 발휘한다고 보인다.


우리도 생이 지루해진다면 낯선 곳으로 티켓을 들고 떠나면 어떨까?

복잡한 작은 나라, 가난하지만 열정이 넘치는 나라, 느리게 흘러가는 나라 ..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우리의 열린 감성으로 그들을 느낄 때 우리의 깊은 곳에 존재의 물음이 되 물어진다.

너의 삶은 행복했고 의미 있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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