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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통령 이승만 - 생애 사상 업적의 새로운 조명 ㅣ 이승만 연구원 학술총서 5
유영익 지음 / 일조각 / 2013년 5월
평점 :
이승만은 쉽게 평가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90년간의 삶이 길었고 그 속에서 나라가 망하고 다시 만들어지고 세계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처음에는 개혁가로 나중에는 독재자였다.
이승만이 민주화를 외치다가 고종에 의해 사형 당할뻔하고 감옥에서 6년이나 보냈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나중의 독재자로서의 이미지에 의해 앞이 포개지고 가려졌기 때문이다.
독립투쟁은 오랜 망명의 시간이었는데 4.19 이후에는 또 한번의 망명으로 삶을 마감하게 된다.
그의 삶에 큰 핵심은 불굴의 의지였다.
김옥균이 일찍 시작해서 일본을 전전하다가 암살 당한 것에 비해 이승만은 매우 집요했다.
4.19 직후 그를 추종하던 50대의 사업가가 의욕을 잃은 것을 보고
인생에 늦을 때는 없다고 충고한다.
자신은 70에 해방이 되면서 대운이 열렸다는 사례를 들어준다.
운이란 어찌 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개인에게는 구경거리일 따름이다.
이승만 스스로 한 노력 중에 희한한 작품은
일본의 미국 침공을 예견한 책 <일본내막기>를 낸 것이다.
당시 그는 임시정부와 여러 독립운동 단체에 의해 독선적이라고 배격되어서 고독했던 시점이다.
하지만 이 책이 일본과 미국의 전쟁을 예견했고 선견력을 가진 동양의 oracle(선지자)로 자신의 위상을 높였다.
고종에 의해 감옥에 갖혔을 때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영어공부를 했고 이는 미국에 유학 갈 수 있는 계기를 열어주었다.
미국에서의 하버드,프린스턴을 다녀서 학업을 마쳤으니 지금 봐도 대단한 성취다.
예견력은 그냥 하늘에서 주어지는 건 아니다.
기본 학업과 역사공부 현실에서의 뉴스 읽기 등이 종합되어 선견력이 나오게 된다.
결국 중요한 건 그 스스로의 삶을 불태우는 의지였다.
부정적인 면을 이야기하면 산도 바다도 모자라지 않을만큼 크지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련다.
공과 과, 긍정과 부정이 모두 산처럼 커서 한 사람의 삶에 녹아 들어가있다.
저자 유영익 자신이 4.19에 학생데모대의 앞장을 서서 독재라를 규탄했지만 그 뒤 오랜시간 이승만을 연구해서 이 책을 내었다는 사실도 일종의 아이러니다
다시 정리해보면 한사람을 평가할 떄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다 버릴 것은 아니다.
한 시대에 오물을 뒤집어써도 뒤에 보면 다를 수 있고 잠시 좋아도 나중에도 계속 좋으리라 볼 수 없는 것이 한국의 역사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