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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 어려운 시대에 안주하는 사토리 세대의 정체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이언숙 옮김, 오찬호 해제 / 민음사 / 2014년 12월
평점 :
일본의 상황은 절망적인데, 젊은이는 행복하다.
모순적인 단어의 조합으로 제목은 우리의 눈길을 끈다.
작년에 나온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의 <세계가 일본된다>라는 미래전망서와 이어서
일본됨이란 무엇인가에 궁금증이 갔다.
인구는 줄고, 청년과 노년의 갭은 점점 커져간다.
대략 1억엔, 우리 돈으로 10억이라는 금액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인플레가 없는 사회에서 10억은 꽤 큰 돈이다.
부부로 치면 20억인데, 이 정도 금액을 사회에서 모으려면 평생 노력해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런 나라의 젊은이들에게서 분노 보다는 행복을 본다?
이상하고 신기한 일이다.
저자는 찬찬히 파고 들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결론적으로 젊은이들은 빈곤하지 않다고 한다.
알바를 해서 생기는 30-40만엔의 돈으로
유니클로,맥도날드,유튜브 다운로드 등 ..
저가 소비로 일관하면 충분히 즐겁게 산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한국도 시껍하다.
비슷한 패스트패션이 늘고 있고, 버거 유사한 봉쥬비어와 같은 스몰 해피니스 형 소비가 는다.
유튜브와 비슷하게 웹툰은 거의 공짜다.
단 여기서 부모에게 기대어 주거를 해결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점점 일본이야기에서 시작한 서술이 한국과 포개진다.
갑자기 우울증이 전염되기 시작한다.
물론 차이는 아직 있다.
한국에서는 정치인들도 바닥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있고
벤처 열기도 일본보다는 낫다.
그럼에도 거대한 알바군, 공무원 시험 족
일본에 비해서 소득대비 2배 이상의 등록금.
꼭 나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일본은 아직도 선배세대들이 꾸준히 축적한 지적자산이 남아 있는데 비해 한국은 그것도 강하다고 볼 수 없다.
약간 질문을 바꿔서..
일본은 섬이다.
그래서 줄어든 경제에 맞추어 자기 자리를 잡고 작으나마 거기서 만족하는 습성이 있는 게 아닐까 짐작해본다.
반면 한국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안에 움추리지 말고 밖으로 뛰쳐 나가는 것 아닐까?
사회구조는 쉽게 바꾸지 못하고 정치도 바꾸기 어렵다면 새로 기회가 열리는 공간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 아닐까 한다..
절망의 나라에서도 행복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습성
이어령 선생이 말씀하신 축소지향의 국민성에게서나 가능함이 아닐까?
한국의 활력은 아직은 다 식지는 않았으니 한류의 바람있는 공간으로 퍼져나가기를 기대해본다.
간단히 보아도 아모레가 보여준 화장품의 성취도 놀랍고,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베트남에서 벌리는 청년교육 사업도 여전히 희망의 디딤돌이 되지 않을까?
선택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부디 이 나라가 절망적이지 않게 되기를 바라고 또 그 속에서 젊은이들에게 자족하라고 권유하는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