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세계가 서로 비교되면서 대조적으로 나타난다.
처음 출발은 남과 북의 군인들이다. 서로들 상대방을 죽이려고 악착같이 달려든다. 그렇게 잡아먹어서 안달아지만 결국 집단 모두가 동막골이라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사람들 앞에서자 같은 인간이라는게 드러난다.

그들은 서서히 같은 사람이라는 ,  같은 민족이라는 차이점 보다는 공통점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우선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을 하나씩 거두고 멧돼지에 맞서서 공동 이해관계 앞에서 힘을 합치고 이제 썰매 타고 내려오는 즐거움, 고기 먹는 포만감까지 모두 함께한다.
하지만 이걸로 만사가 해결될까아니다 잠시 유보된 갈등은 다시 그들에게 시련을 안겨준다.
추락한 미군 조종사를 찾기 위해 특공대가 투입된다. 원래 조종사 한명을 양성하는데는 막대한 돈이 투자된다. 그들이 추락한 곳은 당연히 적지이고 보면 구출을 위한 임무는 특수 훈련을 받은 정예부대에게 부여된다. 한편으로는 혹독한 훈련이 다른 한편으로는 자부심으로 뭉친 특공대다. 이렇게 우수한 병력도 야간 투하하고 보니 소대 가까운 병력 5 밖에 살아남지 못했다. 원래 야간 작전이 힘든 법인데 영화에서는 무시로 나오게 된다. 죽음 덕분에 라이언일병 구하기 처럼 누구를 살리기 위해 다른 목숨이 희생되어야 하는지 하는 물음이 나오게 된다. 이들 군인들이 동막골에 들어오게 되자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다. 촌장 할아버지 까지 마구 패대기를 치고 죽이겠다고 위협해대는 군인들의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는다. 지리산 주요 산자락에 머물던 산골마을에 진주한 국군 토벌대의 행위들이 고스란히 여기서 묘사되는 것이다. 당시 토벌기록을 보면 양민과 구별되지 않는 촌사람들을 무작위로 학살한 흔적이 보인다. 바로 우리들의 슬픈 공식적 역사속의 모습이다.

갑자기 적에서 일치단결해 이들 이방인들과 싸우게 , 그리고 스미스라는 미군 모두 한마음이었다. 동막골을 지키자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공간이야말로 자신들 군인들이 꿈꾸던 이상향 아니던가 하는 그런 마음이다. 목적과 수단은 때로 위치를 바꾼다. 인간의 해방을 꿈꾸었지만 부상한 동료의 목숨조차 지키지 못한 인민군, 낙동강 앞두고 전방에서 싸우던 그들에게 일성 유엔군의 인천상륙 작전으로 보급로 끊기고 있다는 점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몸을 먼저 남쪽으로 빼돌리고 인민군 내려온다고 무작정 다리 폭파명령내리는 이승만 비열함도 매한가지다. 실제  명령을 따라야만 했던 비애감이 국군 탈영병 소위에게 나나탄다. 미군은 어떠한가. 자유세계를 지키겠다고 굳센 의지를 보여주지만 막상 그들은 적과 아군 사이의 양민의 희생에는 아무런 고려가 없다. 노근리의 양민에게 퍼부어진 미군기의 기총소사에 대한 야유가 바로 여기서 나타나는 것이다.
굳게 굳게 작전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미군 작전 장교가 보여주는 어리석음은 한심스럽다. 하지만 실제 그들은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같은 이유로 모조리 날려버리려고 했었다. 한반도의 38선을 만든 것도 30 초중반의 영관급 장교 두명의 즉석 결정이었다. 손아래에서 한반도 수천만 사람의 운명이 뒤바뀌고 있었다. 어쨌든 덕분에 우리의 동막골 이방인들은 목숨을 사수작전에 돌입해야만 했다. 결과는 성공이지만 댓가는 바로 목숨이다. 그렇게 죽어만 가는 그들의 얼굴은 너무나 환하다. 폭탄이 만들어낸 불꽃처럼 마음도 환할 따름이다.

마지막 장면은 꿈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 정말 꿈인지는 모른다. 나비가 여기저기 날라다니는데 아마 장자의 나비이야기를 비유로 써먹겠다는 작가의 주장인 같다. 마지막 전투가 꿈일까 아니면 서로 모여 낮잠을 자는 모습이 꿈일까? 작가에게 물어볼까?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어느 이데올로기가 꿈이었는지 되묻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작품은 마지막 분단국으로서의 고통을 아직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는 한민족이 만들어낸 수작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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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9-2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아름다운 꿈이더군요~

사마천 2005-09-25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아름답게 끝나는... 그런 꿈이 그립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