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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주식투자 100년사 - 역사가 보여주는 반복된 패턴, 그 속에서 찾는 투자의 법칙
윤재수 지음 / 길벗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충남 태안에 가면 천리포수목원이 있다.
해안가에 자리한 멋진 수목원을 만든이는 귀화한 외국인이다.
그는 무슨 돈으로 수십년간 땅을 사고 나무를 모아서 수목원을 만들었을까?
답은 주식투자였다.
미국에서 날라와 한국의 정취를 사랑했고 나무를 심어 키워갔다.
같은 패턴으로 그의 머리에는 선진자본시장의 발전 흐름과 평가척도가 있었고 PER와 같은 초보적인 개념이 한국인에게 자리잡아 가는 과정에서 큰 돈을 벌었다.
나무와 함께 주식도 같이 자란 것이다.
저자는 한국의 자본시장 100년사를 압축하여 한권으로 만들어냈다.
10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강토의 주인도 바뀌고 수많은 사건이 났다.
하지만 역사는 늘 반복된 패턴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흐름을 잘 탄 사람에게는 큰 기회를 주었다.
먼 세상의 이야기를 읽으면 아득하게 느껴진다.
일제시대 명성을 날린 미두꾼이 20대 여대생과 화려하게 결혼하는 장면이 그렇다.
어려서 시세 심부른꾼 하던 모습은 호가판 주사였던 제시 리버모어를 연상시킨다. 오사카에서 오는 전보의 정보를 약간 흘리는 모습은 초단타매매를 위해 0.001초를 단축시키려는 <플래시보이스>를 떠올린다.
이렇게 되다보면 결국 현대의 사건들과 고스란히 겹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고 성공은 늘 자만울 불러서 몰락에 이르게 된다.
2008년 위기도 그렇다.
급추락할 때 이건 금방 지나가니 큰 걱정하지 말라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목소리는 아직도 귀에 어른거린다.
급반등은 많은 이들에게 대박 기회를 주었다.
차화정,7공주의 탄생은 화려했다.
하지만 여기에 매달려서 단물을 잊지 못한 이들에게는 역으로 큰 손해로 다가왔다.
중국의 부양책은 결국 유럽의 부진에 의해 막혔다.
거시적 관점으로 세계를 하나로 묶어 보는 힘이 약했기에 눈 앞의 주가에 일희일비하던 투자가들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약간 넓게 보았다면 얼마나 잘 보였을까?
하지만 그 약간을 보지 못하게 하는 탐욕 또한 인간의 본성인 것을 어쩌랴.
대투기꾼들의 몰락의 스토리나, 2008년 위기 속의 투자가들의 명멸이 포개진다.
100년을 관통하는 원리는 역시 인간은 별로 변하기 어렵다는 고금의 이치다.
이를 잘 깨우쳐주기 위해 저자는 100년의 사료를 뒤지는 수고를 멈추지 않았으리라.
경의를 표하고 역시 역사는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마음에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