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과의 대화 -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신장섭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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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는 유독 배당주 투자 이야기가 많았다.

근혜노믹스의 구원투수, 초이노믹스에서 특히 배당 이야기가 많았다.
저성장 속에 기업주식의 채권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성장을 스스로 포기해가는 한국경제의 노후화의 일례다.
그런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거인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직설적인 이야기는 책을 한번 손에 잡고 나서 놓기 어렵게 만든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의 일화도 재밌었다.
금리 30% 시대는 시간을 약간이라도 절약할 수 있으면 막바로 돈이다라는 경영 통찰을 청년 김우중은 터득하였다.
유학길에 올라서 호기심을 주체 못하고 가는 곳마다 수주를 따내는 솜씨도 박진감이 넘쳤다.
김회장의 성장과 함께 이야기의 스케일도 달라진다.
정부의 골치거리인 부실기업을 인수해서 정상화시켜나가는 대목에서는 한국자본주의의 성장의 맨얼굴이 보였다.
활약의 범위가 커지면서 아프리카,중동의 여러 나라들의 난제를 해결해가는 솜씨는 "야 이게 장사꾼이구나"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일본기업, 화교네트워크 다 잡고 있는 안정적 시장에서 왜 품질 떨어지고 브랜드 없는 한국을 선택할까?
그러니 더 모험적인 곳으로 가서 개척자 정신을 발휘해야 할 수 밖에 .. 
먼 훗날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에서 가스전 대박을 터트리는 모습도 김회장의 젊은날 모험에서 잘 드러난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우는 IMF의 표적이 되면서 운명이 바뀌어진다.
한국경제를 단단히 손보려고 벼르던 클린턴 행정부에 의해 한국은 환율널뛰기, 고금리하에서의 기업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그런 와중에 금모으기 운동, 수출 주도 등의 아이디어를 내며 자생적 문제해결을 강조하던 김회장의 대우는 철저하게 타깃이 되었다.
회계사,컨설팅사 등 숫자와 개념놀음하는 이들의 어설픈 칼놀음에 대우의 기업가 정신은 해체되고 만다.
세월이 많이 흘러 지금 돌아보면 조금 더 같이 잘 될 수 있는 길은 없었는지 아쉬움이 많다.
아마 삼성처럼 직접 보험사를 가지고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참고로 교보의 지분 20% 정도를 보유하긴 했지만 직접보유와는 달랐다.
김회장이 일본과 같은 강한 통화를 가지고 저금리에 빌려갔다면 충분히 버텨냈을 수도 있다.

대우분해를 마지막으로 한국의 재벌들의 모험적 해외개척은 사라져간 꼴이다.
그 이후 SK,포스코 등 다양한 기업이 해외진출을 시도했지만 내수형 기업들의 부족한 역량으로는 큰 성과를 낼 수 없었다.

역사는 보는 이에 따라 여러각도로 기록된다.
이헌재,강봉균의 반론도 매섭다.
하지만 지금 한국이 겪고 있는 100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이헌재의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부양책에서 왔다는 것도 같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청년들이 도서관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하고 결혼 못 하는 이 시대에서 세계가 좁고 할 일이 많다고 뛰어다닌 노기업인의 이야기는 괜한 옛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좋은 기억은 오래 지다도 빛바래지 않고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아마 다시는 그 시절로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모두가 희망을 갖고 오늘보다 내일이 낫다고 생각하던 그 시절은 아련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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