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자유주의자가 되었나
복거일 엮음 / FKI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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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편집 복거일. 

여러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분들의 글 모음이다.
다른 분은 놔두고 내 눈에는 서울대 경제학과 이영훈 교수의 자기 고백이 들어왔다.

예전에 아담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의 서문에서 이교수의 글을 보았다.

한국도 근대화가 있던 과정에 서양의 합리정신에 많은 빚을 졌다는 추천글이었다.

당시 경영대 교수님들이 <경제민주화>에 반발하면서 아담 스미스를 인용해서 자유를 많이 이야기했던 데 비해서 훨씬 신선한 접근이었다.

아담 스미스 자신은 지금 독립논쟁이 한창인 스코트랜드 출신이다.

그는 무조건 강한 것이 옳고 자유로운 것이 좋다고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이교수의 뼈아픈 자기 고백을 하나 전하고 싶다.

이교수가 아담 스미스를 처음 읽은 것은 57세였다고 한다.

IMF에 망해가는 한국경제를 보면서 기존 공부를 버렸고 

장하준, 프란시스 후쿠야마 등을 읽으면서 대가가 되지 못한 자신의 학문을 한탄했다고 한다.

후쿠야마의 트러스트에 인용된 다양한 서양 고전을 전거로 삼아 새로운 공부가 이어졌다.

그 하나가 바로 아담 스미스였다.


비슷한 이야기를 송호근 교수에게서도 읽었다.

유학시절 자기보다 못하던 동기가 이제는 주목받는 학자가 되었는데 자신은 변방에서

요모양 요꼴이라고 한다.


두 분 모두 처절하게 고백해주신 점에 감사드린다.


요즘 장안의 화제 하나는 강준만 교수의 <싸가지 없는 진보>에 대한 비판이다.

진보도 보수도 다 한가닥 할 수 있는 사상이다.

하지만 그 사상이 종교가 되어 버리면 서로 대화가 안된다.

1900년 전후의 한국은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자기의 종교를 향해 달려가면서

상대를 죽이던 시대였다.

동학란의 진압(?), 갑신정변, 고종의 김옥균 암살 등.. 연이어서..


한국을 영적인 나라라고 높게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바위산이 그 원천이라고도 한다. 조용헌 교수에 의하면..

잘 놀던 것이 한류가 되어 수출상품도 되고

놀았기에 그 흥으로 세계 최장의 근로시간도 감내한다.


하지만

지금 한국정치와 사상에서 보듯이 한국은 사회과학에 과학성이 매우 부족하다.

그 뿌리는 동서양의 고전이 되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통섭적으로 읽어가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덕분에 아마 당분간 프란시스 후쿠야마의 <트러스트>와 같은 책이 한국에서 나오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러라는 법은 없다.


진지하게 선배들의 실패를 돌아보며 고전 읽는 풍토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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