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
복거일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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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태양을 확인한다.

오늘도 무사히 떴는지..

저 태양도 수십억년이 지나 쇠잔해지면 지구는 살아남기 어렵게 된다

그때라면 인간은 어찌해야 할까?

수십억 인구를 다 옮겨가기 어려우면 유전자라도 보전해서 

먼 우주로 보낸 다음 거기서 다시 이어가기를..

우주공상과학소설 같은 이야기다..

그런데 테슬라의 창업자 머스크는 이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

지구차원의 고민은 놔두고 가까이에 대해서는 어떤가?

대통령 당선자가 일본 놔두고 중국에 먼자 방문한다고 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일본은 우방이지만 중국은 가상 적국이다.

그런데 중국을 먼저 간다고?

이런 우려부터 시작한다.

참 쉽지 않은 "걱정"들로 머리를 가득 채운 이 남자는 누구일까?

바로 복거일 작가다.

가끔 엉뚱한 논쟁으로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영어공용론을 주장해서 벌떼 같이 들고 일어난 작가들의 공세에 노이로제가 걸렸다고 한다.

그러더니 어느날은 지구상 종들 대부분이 수컷들이 화장하는데 인간만 여자가 화장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이라는 질문을 던졌다가 신문과 소셜에서 공격을 받아야했다.

생물학적으로 꽤 타당하고 흥미로운 주제인데 말이다.

사마귀는 아예 수컷이 목숨을 걸어야 하지 않은가..


그의 글은 피를 머금고 있다.

암선고를 받았지만 치료를 거부하고 글로 생을 마감하려고 한다.ㄱ

그러니 그의 글에서는 피냄새가 난다.

솔직히 나는 복작가의 글을 한편도 읽어보지 않다가 우연히 신문에서 읽은 인터뷰 내용과 직접 들은 강연에서 상당한 흥미가 생겼다.

인간과 로봇의 경쟁에서 인간들은 점점 쇠락해져 갈 것이라는 주제의 강연이었다.

아마 그런 날은 아주 가까이, 아마도 복작가가 생존하는 동안에는 일어나지 않을 현상이리라.

하짐나 그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드론이 아프간 전쟁터를 누비면서 과거 소련 제국군을 괴멸시킨 저력의 전사들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구글의 자동운전 기술이 드론에 접목된다면 어떤 세상이 올까?

이 대목에서 <로봇 헌장>이 머리에 떠오른다

로봇은 인간을 해쳐서는 안된다.

아이작 아시모프, 인공위성이라는 개념을 창안해낸 소련 출신 과학자로서 걸작 공상과학 소설을 많이 남겼다.

그의 소설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사태를 그려낸다.

실전에 투입되는 드론을 자동조종한다면 아마 세계는 그 드론의 지분을 소유한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명확히 나뉠 것이다.

화약 무기의 발명, 증기기관과 맥심 기관총의 발명, 원자폭탄의 발명이 그랫듯이 이제 과학과 기술은 인간의 선을 분명히 그어 낼 것이다.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현명함을 키워내지 않았고 그 위험에 따라 무수한 비극이 발생했듯이 아시모프는 언젠가 다가올 먼 미래의 비극을 눈으로 보았다.

인간이 로봇에 지배당하는 이야기는 무수히 헐리우드 영화의 소재가 되었던 것은 그 덕분이다.

하지만 그 영화가 다시 우리 현실에서 실현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비극이 아닐까?


복거일 작가의 고민도 이제 그 언저리까지 다가간다.

그의 걱정은 늘 한가로움에 머물지 않는다.

동네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던 이들이 문 닫고 사라져가는 모습에서 안타까움도 느끼고 한참 활동할 소녀들이 세월호에 갖혀 물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이 꼬락서니에 대해서도 분노를 알린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에서 나타나는 일들이 서로 얽혀있음도 적시해준다.

가끔은 그렇게 바삐 사는 현대인들에게 한가롭게 사는 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단ㄴ 점도 일꺠워준다.


작가의 삶이 좀 더 이어져 세상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꺠달음을 키우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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