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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사장 15
히로카네 겐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시마사장도 이제 거의 막바지에 도달해간다.
그가 책임지고 있는 일본의 전자산업은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존재가 되었다.
합병을 통한 경쟁자 줄이기, 끊임없는 구조조정 등이 일상화된다.
우울한 이야기만 이어지면 결국은 독자들도 같이 우울해진다.
그것이 만화 연재가 종결되는 이유일 것이다.
막판이라 그런지 만화는 갑자기 색깔을 확 바꾸어 버렸다.
조어도를 둘러싼 갈등에 이어서 중국 내 일본기업들에 대한 시위가 화제가 된다.
여기에 대한 대응은 일본정치권으로 이어지고
시마도 연일 정치적 의견을 쏟아낸다.
이 대목에서 작가 히로카네 겐시의 또 다른 작품 <정치 9단>을 떠올려 본다.
여기 나타난 히로카네는 극우 우월성의 주창자다.
읽다 보면 울컥 할 정도의 일본 중심의 편향성을 극단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만화 또한 막판에 확 <정치9단>을 드러내는 걸 보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안타까움도 느껴진다.
그렇지만 여기서도 만화를 통해 배울 점이 나타난다.
극우는 바로 아베노믹스로 이어진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엔저를 통한 환율전쟁이다.
덕분에 지금 일본전자 산업은 재부상하고 있다.
최근 일본을 다녀온 지인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소니 등이 내 놓은 엑스페리아 핸드폰의 경우 성능도 뛰어나고 인기도 상당히 높다.
이런 제조업의 부활에는 아베의 결단과 분위기 몰아가기 그리고 그 근저에 자국 위주라는 코드가 놓여 있다.
이 모두를 떼어놓고 해석해서는 전체상이 드러나지 못한다.
위기의 해법은 전쟁이고 그 전쟁의 핵심에는 환율이 있다.
그래서 등장하는 영웅 또한 개별기업의 사장이 아니라 정치인이 된다.
시마도 이제 정치로 나서는가 하는 씁쓸한 마음이 든다.
참고로 부연설명하면 시마의 고향은 야마구치다.
일본 근대사에서 유신의 주력은 큐슈 남단 가고시마를 중심으로 한 사쓰마와 시모노세키를 포함하는 죠슈였다. 바로 야마구치가 이 곳이다.
정치9단이 사쓰마 출신이고 시마가 야마구치인 것도 우연은 아닌 듯하다.
한국이 다시 원고를 겪고 있고, 일본 제조업은 자신을 추스리며 부활하고
우리의 오랜 지인 시마는 은퇴하고 아마 정치로 간다?
긴 시간 동안의 흐름 속에서 산업과 사회, 세계를 보여주려 노력한 작가의 노력은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그가 더 대국적 안목을 가져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을 더해서 마무리를 하게 된다.
사요나라 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