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찌라시 단속한다고 난리를 친적이 있다.
공식명칭이 사설 정보지인 찌라시가 왜 그렇게 문제일까?
답은 한국사회가 속과 겉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에 강만길 교수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사전에 배포된 책의 내용을 훑어보니 그냥 내가 아는 평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실제 강연을 들어 보니 달랐다.
말씀 하나 하나에 힘이 있었고 같은 말을 들어도 독특한 톤을 통해
전달되는 감동 또한 달랐다.
책을 읽어서는 강조점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물론 독자의 부족한 솜씨 덕분)
강연에서는 말의 높낮이와 강사의 리드에 따라 선명하게 들어온다.

다음 K 교수라는 분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다.
TV에도 나오고 책도 많이 내셨고 워낙 유명하셔서 그 정도의 기대를 하고 들었다.
그런데 이 분이 TV나 책에서 나온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너무나 솔직히 마르크스 이론의 강점, 제국주의 일본의 실제 리더쉽이 강했다는 점 등을
여과 없이 이야기했다.
당시만 해도 군사독재 시절이었는데 감히 교수의 연구실에도 보안당국의 수색이
나오던 때였다. 특히 월북작가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여러가지 압력에 의해
중단할 수 밖에 없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학교에서의 강연과 공공장소에서의 발언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최근에도 신모 선생과 L 모 선생의 강연을 들었다.
개인적으로 몇권씩 읽었던 분들이라 호기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들어보니 역시 사석과 공석의 발언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사적인 실체를 보니 훨씬 다양하고 풍부한 삶의 모습이 나타났다.

한국사회는 아직 정말로 진실에 자유로운 사회는 되지 못한다.
그래서 자서전 문화도 아직 부실하다.
공공기관도 기록 공개를 자신들의 치부 드러내기라 생각하고 거부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다 보니 찌라시라고 불리는 사적 정보지의 위력이 예상보다 클 수 밖에 없다.

덕분에 책의 글은 적당히 가려 읽고
되도록 저자와 직접 만날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말고 듣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