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O.S.T.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Alexandre Desplat) 작곡, 누토프 (Vitaly Gnu / 유니버설(Universal)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영화의 시작과 끝에 작가 츠바이크가 나온다

처음에는 동상으로, 말미에는 오마주로서.

츠바이크의 삶에는 커다란 굴곡들이 있었다.

중심에는 1차 세계대전이 놓인다.

전쟁 전과 전쟁 후는 거대한 변곡점을 만들어 낸다.

뒤는 앞과는 무척 달라져 보인다.

유럽의 좋았던 시절은 전쟁 이전의 저 너머에나 남아 있다.

변곡점이 세상과 그 속의 사람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를 츠바이크는 잘 보았고 묘사해내었다.

그런 그에게 더 멀리 있는 변곡점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프랑스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이다.

혁명 전에 익숙한 사람으로서는 혁명 후의 모습은 쉽게 납득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세계를 가장 잘 묘사한 이 중 하나가 발자크다.

츠바이크가 발자크 평전에 공을 많이 들였기에 부피가 무척 크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손질하다가 끝내 자기 손으로는 마무리하지 못하고 뒤로 남기었다가 유작으로 출판되었다.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작가는 주인의 오랜 추억을 들으면서 묘사한다.

작가의 시간, 주인의 추억 이렇게 두 가지 시간이 흘러간다.

그리고 지금 그들을 보는 우리의 모습, 이것 까지 하면 세 가지 시간이다.


츠바이크 작품을 보면

당장의 상황 - 2차 대전의 발발

추억 1차 대전 전후

저 멀리 - 프랑스 혁명

이렇게 세 가지 시간이 포개져서 나타난다.

직접 체험한 세상에 대해 <어제의 세계>라는 무척이나 훌륭한 묘사를 남겨주었고

저 멀리의 세상인 프랑스 혁명에 대해서는

마리 앙트와네트, 푸쉐 등 무수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시대를 묘사해 낸다

그리고 가장 핵심에는 발자크가 놓인다

발자크 또한 자기 시대의 삶들을 골고루 드러내어서 우리에게 시대상을 보여준다


부다페스트라는 영화는 한 고리, 다른 고리 이렇게 넘어가기 일쑤다.

그렇게 해서 츠바이크를 통해 발자크까지 이어지면서 

저 먼 세상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변화는 꼭 나쁜 것일까? 그렇다고 단정만 짓기에는 부족하다.

전쟁은 사람들의 진실을 드러내게 만든다

가짜는 가짜대로, 진짜는 진짜대로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모험을 할 기회를 준다

나아가 모험의 결과물을 쟁취하는 짜릿함 까지

생생한 체험을 통해 배워서 진실로 높은 자리로 도약할 기회도 주게 마련이다.

#너무 영화이야기가 길면 스포일 될까봐 일단 여기서 유보.. 


어찌했던간에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발자크의 세계에 빠져보시기를 권해드린다

이번 기회에 안인희 번역의 츠바이크 저작, <발자크 평전>이 널리 퍼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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