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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ㅣ 하트우드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김경미 옮김,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 / 비룡소 / 2009년 2월
평점 :
연휴에 <별그대>라는 뜨는 드라마를 보았다
정말 재미있었다.
다 같이 웃다가 보니 마치 내가 지금 <개콘>을 보는건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나 둘 따져보니 개콘에서 온 장면들도 몇 있었다.
쏴리.. 아마 이건 sorry를 변형했는데 개콘의 벼락부자 이야기에서 온 표현이다.
더해서 전지현 자신이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는 명장면 클립들이 있다.
<여친소> 등 히트작에서 보여준 그녀의 멋진 발랄함이 고대로 이어져서
어딘가 본듯한 하면서 관객을 쉽게 극 속으로 몰입시킨다.
누군가 이야기를 했다.
걸작을 만든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니
나는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탄 난장이입니다.
맞아
<별그대>의 거인은 전지현과 <개콘>을 비롯한 무수한 한국의 콘텐츠들이야.
이렇게 설명해놓으니 이해가 한결 쉬워진 듯 하다.
이제 드라마의 구도를 살펴보자
여자 주인공은 하나, 남자는 둘이다.
그것도 꽃미남은 기본이고 하나는 재능이 넘치는 외계인, 다른 하나는 재벌2세.
원래 400년 역사를 흘러 내려오는 작품인지라
고전을 하나 살펴야겠다.
드라마 속 핵심 도서 하나는 <구운몽>이다.
한 남자에 여러 여자.
저자는 고명한 조선의 학자.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조선에서 전지현은 열녀문을 위해 희생이 되지만 이제 드라마 스타가 되어 날라다닌다.
드라마 라는 장르의 고객은 여자다.
그래서 여자가 쓴다.
덕분에 구조가 바뀌었다. 여자 하나에 남자 둘이 매달리는 것으로.
주제도 이제 간결하게 요약된다.
막대한 돈과 초능력이 여성을 구원할 것이다
해방의 메시지가 담뿍 담겨져 있다.
다시 <개콘>을 살펴보자.
한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개콘>은 매우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황해>는 조선족의 보이스피싱 사업을 보여준다.
그들의 모자람에 한참 웃어주었지만 어느 순간
그들의 보이시피싱의 기반이 바로 오늘 내가 쓰는 카드에서의 <정보유출>이었다는 점을 알게 된다.
남이 하면 희극, 내가 하면 비극이 된다.
주인공이 되는 순간 우리에게 <황해>는 더 이상 희극이 아니었다.
내가 <개콘>에서 가장 현실감을 느끼는 작품은 바로 <두근두근>이다.
여기서 좋아는 하지만 절대로 먼저 말 못 끄내는 소심한 청춘들의 모습이 반복되어 그려진다.
마침 설이었는데 원래 명절이면 다들 모여서 덕담을 나누었다.
예전에는 짝이 누구냐, 국수 언제 먹게 해주냐는 덕담이었다.
요즘은 이 말이 절대로 조카나 동생에게 해서는 안될 말로 꼽혀서
신문에 늘 주의사항으로 소개된다.
왜 그러할까?
다름 아닌 돈이 문제다.
두근두근에서 한번도 두 남녀의 직업은 소개되지 않았다. (내가 본 한에서는)
경제적 기반이 자리 잡히지 않은 이들에게 결혼은 사치인데
왜 오늘 말 못 꺼냈니 하고 압박하는 건 실례가 된다.
청년들의 어려움은 오늘의 늦결혼과 저출산으로 이어진다.
마찬가지로 희극은 비극으로 바뀌어 나타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점점 커져서 우리의 목을 죄어 가고 있다.
삶의 한 컷을 다룬 코메디는 현실을 잘 담고 있지만 웃어 넘길 수 있다.
이를 뒤집어 보면 삶의 우울함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웃고만 있을 수는 없게 된다.
그럼 <별그대>의 해법은 무엇일까?
하늘에서 돈이 내려서 해결되거나, 초능력을 가진 슈퍼맨(그도 외계인이다)을 찾게 된다.
꽃미남에서 환상을 보고, 웃다가 비극을 보며 오락가락 보낸 연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