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반도체 대붕괴의 교훈
유노가미 다카시 지음, 임재덕 옮김 / 성안당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은 오랫동안 타도의 대상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학교에서는 반일을 이야기햇지만 집에서는 소니 워크맨은 부러움이었다.

그런데 2013년 현재 페북을 보면 누군가가 소니 노트북의 고장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한 경우가 나온다.

과연 무엇이 어떻게 변한 것일까?

이야기는 꽤 길다.

거인의 몰락이 어디 하루 아침의 이야기로 풀어질 것은 아니지만

여기 상대방인 일본의 엔지니어 시각에서 분석한 이 책은 꽤 유용하다.


대표적인 전자 업체 세 곳, 소니,파나소닉,샤프.

반도체 두 곳, 엘피다,르네사스

이 모두가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은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일본쪽에서 보면.


그럼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가장 핵심으로 이노베이션과 기술개발을 동일시 하는 풍토를 꼽았다.

엔지니어 자신들은 열심히 노력해서 더 놀라운 것을 내놓지만 회사의 경영은 점점 어려워진다.

대표적인 예가 DRAM이다. 

일본의 기술은 놀라워서 25년 품질 보증이라고 자랑하지만 이는 오히려 싸고 많이 만드는 삼성에 뒤쳐지는 계기가 된다.

한번 쳐져도 쉽게 바꾸지 못한다. 그래서 연달아 4번 패전하면서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


이렇게 되는 이유를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인재의 비효율이 있다.

부장은 넘치고 실무 엔지니어는 부족하다.

경영진은 노쇠화되어 60세가 넘는 임원이 수두룩 하다.

참고로 삼성은 50 전후다. 그것도 느리다고 40대 임원이 속출한다.

반도체에서 보여준 삼성의 속도는 크게 방향의 속도 즉 경영진의 결정이

정확하고 빠를 것과 

또 하나 실행의 속도가 있는데

이는 각자가 자신을 불사르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이것도 승진 연령을 보다 앞당겨 놓았을 때

효율적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과 한국은 조직 자체가 승패를 나타낸다.


저자는 여기에 더해서 중국이 왜 반도체 산업을 못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도

문화적 해석을 멋지게 해낸다.

나도 무척 감탄했는데 .. 사실 정글만리 보고 놀라워할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 분야에서 한중일 3국의 기업을 비교할 줄 알아야 한다.

적어도 전자,반도체 분야에서 이 책은 밥값을 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재료가 된다.


다시 돌아가서..

저자는 일본인의 약점 하나로 시장을 제대로 읽고 만들어가는 마케터가 없다고 이야기 한다.

삼성과 구체적인 숫자로 대비시키는데 마케터가 없던 관게로

위에서 언급한 25년 품질을 고집한다던가 하는 우가 나온다.

소니가 워크맨 이후로 혁신을 못 보이고 애플과 삼성에 협공 당한 이유도 마찬가지로 본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저자는 무어의 법칙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 엔지니어들이 어떤 분야에서 노력하는지를 알려주고.

다음 번 대전은 아마도 자동차가 EV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한중일-미가 모두 총력 대결을 하는데 여기에서 누가 승자가 되느냐, 어떤 싸움을 할 것인가를 우려한다.

일본이 같은 패턴으로 접근한다면 똑 같이 패전할 것이고 이는 대대적인 산업 붕괴로 이어질 것이기다.


엔지니어에서 경제,경영학도로 전환해서 산업의 흥망을 재조명하는 좋은 책을 만든 저자의 수고에 경의를 표한다.

로마의 장군 스키피오는 적의 수도 카르타고를 불태우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언젠가 로마가 닥칠 운명이라는 점을 내다 보면서...

그리고 오늘 삼성이 현재의 성공에 안주한다면 이 책과 똑 같은 주제와 교훈을 담아서 주인공만 삼성으로 바꾼 책이 내일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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