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아라 - '주식회사 한국'의 혁신을 위한 50가지 방법
이성용 지음 / 청림출판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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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레벨의 컨설팅 회사의 한국 대표로 있는 저자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이 한국을 버려라라는 다소 충격적인 비판의 내용이었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찾으라고 한다.
병원에 가면 먼저 죽는다고 겁(진단)을 하고 다음에는 살길을 열어준다. (처방과 치료)
경영 분야의 의사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로서 저자의 두 권의 책은 적절히 역할구분을 하고 있다.

진단과 해법 중 상당부분은 동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정부가 너무 비대한대 단적으로 장관급 부서 수가 선진국과 비교해도 무척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거대한 조직의 서비스를 받는 국민의 입장에서 만족도가 매우 낮다는 점을 지적한다.
더해서 굳이 정부가 안해도 되는 일에 꼭 나서는 경우들이 많다고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먼저 전국민이 공감할 국가 목표 및 정부 행정의 지표를 만들고
수시로 이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또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정부조직을 적절하게 통폐합하면서 역할을 재정립하라는 충고도 좋다.
청년실업의 근본 문제를 부실한 교육에서 찾는데 문제는 한국의 부모들이 져야 하는 사교육비가
과도할 정도로 많다는 점이다. 최근 벌어지는 기러기 아빠 현상도 독점기업인 정부가 강요하는
부실한 상품을 비싸게 사고 싶지 않다는 소비자의 반란이다.
수십년간 수십번 바뀐 교육정책이 만약 사기업에서 똑 같이 발생했다면 그 기업은 망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공감이 간다. 그럼에도 교육부장관 재직시 업적을 자랑하는 이해찬의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저자는 차라리 교육과 노동부를 통합하고 산자부의 지식을 활용하여 산업계의 요구를 교육에
반영시키는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실제 미국기업은 인턴제도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배워야 할 것을
확실히 주지시킨다.
반면 한국은 전산인력을 양성하자고 하면 졸업생들을 위한 학원을 만든다.
차라리 전산과로 편입을 시키는 쪽이 훨씬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을.
똑똑하다고 자칭하는 관료들은 왜 이런 생각을 못할까? 특히 당시 이해찬 교육부장관은.

교육 개방은 일종의 독점기업의 특권 포기고 소비자 주권의 회복이다. 대외적 개방 뿐만이 아니라
대내적으로도 사립학교에 폭넓은 자율성을 주는게 중요하다.
자율을 많이 주면 싫어하는 사람은 누굴까? 바로 공무원이다. 그래서 개혁은 정부로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욕구에 맞추어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정반대다. 모든 부서와 공공기업이 개혁을 넘어 혁신을 한다고 하지만
최근 터지는 각종 비리사건을 보면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아니 국민의 한사람인 우리들의
눈에 볼 때 서비스의 질이 좋아진다는 체감은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는 처음에만 두어번 하다가 중단된다.

정부가 그렇게 제대로 해낼 자신이 없다면 아예 잘하는 외부 기업에게 맡기라는 주장도 공감이 간다.
관광산업이 잠재력에 비해 지나치게 부실한 것도 차라리 동양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에버랜드의
서비스팀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다. 백번찬성이다. 실제 미국정부는 엄청나게 많은 부문을 아웃소싱한다.

저자의 의견에 다 찬성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서비스업을 키우라면서 스크린쿼터 폐지를 주장하는
것도 별로 설득력이 없다. 부시가 대통령 되자마자 철강수입을 막아버린 것이나
80년대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일본에 압박을 가한 것을 보더라도 완전한 자유주의는 없다.

더해서 공적자금으로 기업을 살리지 말고 각종 서비스관련 부문에 예산을 대폭늘리라는 주장도
꼭 동조하기는 어렵다. 예산을 늘리려면 세금도 늘려야 하는데 기업이 줄어들면 당연히 한계가 온다.

또 기업을 살리지 말라는 건 바로 외국에 팔아버리라는 건데 GM에 헐값으로 넘긴 대우차나
줄곧 팔라고 외치던 하이닉스의 현재 대조된 모습을 보면 쉽게 저자가 자랑하는 경륜이 담긴
컨설팅에 대해 인정하기 어렵다.
참고로 이 문제는 저자만 탓할 건 아니다 BCG를 비롯한 다른 외국계 컨설팅회사들도 똑 같은 논리로
하이닉스를 왜 바보같이 안파느냐고 주장하고 있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경험 많은 컨설턴트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은 좋다.
단 귀는 항상 열되 판단은 스스로 하는 것이 현명한 자의 행동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여러가지 한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생각해볼 시사점을 제법 많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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