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삼국지 전반부를 만들었던 조조와 유비가 퇴장하고 다음 세대의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된다. 촉에서는 제갈량이 전권을 가지고 위나라를 공격하는 북벌에 나섰고 여기에 대해 위에서는 사마의를 내세워 막게 된다. 이후 사람의 대결로 삼국지의 이야기가 전개 된다.

 

제갈량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가 만들어낸 과장을 극복해야 한다. 적벽대전에서 바람을 불러 조조의 군대를 격파하고 벌이는 싸움마다 이겨서 사마의를 혼쭐내었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죽음까지 예견했지만 그대로 운명을 받아들일 밖에 없었던 비운의 천재가 삼국지연의에서 그려진 제갈량의 이미지이다.

하지만 진수가 정사인 삼국지에서의 묘사는 다르게 그려져 있다. 유능하고 성실하며 공정한 재상이었다는 점은 강조하지만 반면 전장에서 대단한 기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라는 평가다. 이를 놓고 진수의 집안이 원래 제갈량에게 홀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되기도 하고 멸망한 국가의 관리로서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입장에서 글을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 제갈량이 전투의 전면에 나서서 커다란 성과를 적이 예상외로 적은 것은 부인 없는 사실이다. 정말 제갈량만 동원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유비가 서촉원정에 처음부터 동반하지 않았을까 의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역량 없이 후대에 그렇게 칭송을 받는 것은 아니다. 먼저 제갈량과 직접 대결하던 위와 진의 시각을 보면 제갈량은 결코 평범한 인물은 아니다. 진에서 촉의 사관이었던 진수를 받아들여 제일 먼저 시켰던 일이 <제갈량평전> 작성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제갈량은 어려운 존재였다고 느껴진다.

제갈량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알아야 점은 제갈량이 상당한 명문가 출신의 준재라는 것이다. 친형 제갈근은 오나라에서 손권을 섬겨 2인자의 자리인 재상의 지위에 올랐고 조카인 제갈각은 한때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둘렀다. 약간 조카뻘되는 제갈탄도 위나라의 지방 지사로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여 나중에 사마씨에게 맞서기도 하였다. 가까운 친척들이 이렇게 각기 섬기는 군주를 달리하면서 인정받을 있었던 것을 보아도 집안이 상당한 명문이었다고 보여진다. 당시 사회의 특이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