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대치가 계속 되자 조조는 원소에 비해 불리함을 압도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일단 병력이 불리한 점은 그냥 대치만 때는 느껴졌지만 그나마 가지고 있던 식량 또한 거의 여유가 없었다. 위안 삼을 있는 것은 하나 상대방이 먹여야 입이 많았고 본거지로부터 거리가 멀어서 날라야 군량의 보급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었다. 원소는 후방의 물자가 상대적으로 풍부했지만 막상 전장까지 나르기 위해서는 노력이 제법 들었다.

조조가 당시 힘이 다하도록 싸우다보니 진이 빠져서 본거지를 지키고 있는 순욱에게 편지를 띄워 그냥 물러나면 안될까 하는 죽는 소리를 했다. 하지만 순욱의 답은 아주 냉정했다. 거기서 한발을 물러서면 천하를 잃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뒤로 물러설 수는 없고 그렇다고 앞으로 밀고 나갈 있는 것도 아닌 진퇴양난의 상태에서 조조에게 천운이 따른다. 원소쪽의 참모 한명이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조조에게 넘어온 것이다. 원래 조조와 동향이었던 허유라는 인물은 개인적으로 공명심이 강하고 금전을 밝히는 편이었는데 원소로부터 충분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불만을 품어서 홀로 빠져나와서 조조의 진영으로 넘어온다. 허유로부터 원소의 군량수송대가 오고 있다는 귀중한 정보를 얻게 되자 이를 의심하는 참모들의 진언을 뿌리치고 조조는 결단을 내려 싸움을 시작했다. 차례에 걸친 기습 공격으로 원소의 군량을 획득해버렸고 대군을 먹일 없게 원소의 군대는 싸우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붕괴하게 된다.

식량을 놓고 싸운 전투에서 지자 원소는 비겁하게 홀몸으로 약간의 병력을 이끌고 도망가버렸다. 남아 있던 원소의 군대가 없이 조조에게 항복하였는데 이를 처리하는 문제에서 매우 냉혹한 고대의 방법이 나온다. 외견상 상대방이 진심으로 항복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달아 모두 생매장하는 극단적인 처리를 하게 된다. 예전에 항우가 진의 항복한 사졸을 이렇게 죽이자 진나라 사람들의 원한이 골수에 박혔고 이후 유방과 항우의 천하 쟁패전에서 전적으로 유방을 후원한 사례가 있었다. 이런 전례에도 불구하고 조조가 방법을 택해야했던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여진다. 당시는 식량의 확보가 가장 문제였고 따라서 싸움을 이겨 간신히 자기 군대를 먹일 것을 확보했지만 포로까지 먹일 수는 없는 상태였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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