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일본
다카하시 스스무 지음, 김은하 옮김, 이홍배 감수 / 해냄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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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난 10년은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이었다.

처음에 금방 끝나겠지 하면서 정부가 돈풀어 열심히 경기부양책을 썼다.
SOC 투자도 열심히 하다보니 별로 다니지도 않은 도로도 만들고 교량도 만들었다.
순간순간 부양은 되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덕분에 일본의 현재 국가부채는 GNP를 훨씬 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사회 보험 등 비용 또한 급증하는데 더해서 청년층 고용부진, 노령인구의 급증,
직장 불안정 등의 현상은 오늘 한국이 조금 더 지금의 문제를 미룬다면
정말 똑 같이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반기를 든 것이 고이즈미 정권이다. 자민당 평당원들의 지지를 받아
원로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권력을 쟁취한 고이즈미는 개혁을 표방해왔다.
한국에서는 그가 극우들의 편을 든다고 하지만 직접 평양까지 가서
납치된 자국민들을 데려오는 외교적 솜씨를 보면 어려운일을 피하지 않고
나서는 지도자로서의 면모도 보인다.
자국민이 굶어죽어도 자국에서 꿈적않은 김정일이나 별 실속없는 외유하고 다니는
노무현과 비교해도 적어도 그런 점에서는 훨씬 나은 지도자다.
반대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이지만 내말은 적어도 일본에서는 그렇게 해서 청년층과
평당원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정적자도 줄이고 경쟁력 없는 분야에 대한 보조도 끊고
과보호된 농업이나 금융산업도 개혁해보려고 나서고 있고 그 결과가
지금의 경기반등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장래를 낙관하기 어려운 것은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와 가족의 해체다.
늘어나는 노인들은 과거처럼 가족에 의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니즈를 메꾸기 위해
다양한 실버산업들이 발달하고 있다.
우선 간호사들이 필요한데 젊은 층들은 더 이상 간호대를 그만큼 가려고 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성장기 독일이나 현재의 미국이 하는 것처럼 이민을 받는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들 같이 우수한 컨텐츠를 가지고도 산업화 측면에서 미국 보다
떨어져 (그래도 한국보다는 훨씬 낫다)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런 문제에 모두들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있다고 한다.

농업 문제도 일본의 무역흑자에 불만이 많은 주변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개방을 하려면
자국의 농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이런 현상들도 한국과 꽤 비슷하거나 더 심각하다.

책을 읽다보면 여기저기서 한국의 미래가 보인다. 전에 이규형씨가 일본에서 여러가지
괜찮을 것 같이 보이는 사업거리를 모아서 한국에 소개하는 책들을 냈었다.
반면 이 책은 장차 한국에 닥쳐올 일본의 고민거리들을 소개하는 꼴이 된다.

최종소감으로 비슷한 제목으로 만들어진 공병호씨의 저작보다 솔직히 훨씬 국제적 안목과
사회적 균형감각이 보이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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