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정운영이 만난 우리시대 진보의 파수꾼 - 사람과 사람 1
정운영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한 입심하는 초보 국회의원 노회찬, 한 글솜씨 하는 중앙일보 논설위원 정운영
그들의 솔직한 만남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TV 토론을 자주 나오는 노의원에게 토론 상대방을 평가하라고 했더니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을 높이 치고
열우당 유시민 의원은 깍아내렸다. 특히 유의원이 중간에 말 끊고 들어오는 자세를 보더라도
토론의 기본이 안되었다고 비판한다. 이는 선거 할 때마다 막판에 민노당 찍으면 사표된다고
자신들에게만 몰아달라고 하는 유시민의 선전 덕에 피본 민노당으로서는 이해 가는 태도다.

노무현에 대한 평가도 냉정하다. 얼마전 청와대에서 있었던 연찬회에서 민노당 대표들과
토론하는데 노무현의 말에 날이 서 있었다고 한다. 미리 반론,재반론을 치밀하게 준비한
흔적이 느껴졌다고 한다. 노회찬 왈, 토론의 달인인 건 인정해도 이런 식으로 국민 내지 상대방을
하나 하나 이기려고 덤비는게 최고지도자의 바른 길인지 의아했다.
특히 사사건건 노무현을 감싸드는 유시민은 정치적 경호실장이라고 평가한다.
박정희와 운명을 같이한 차지철에 비유한 것이다.

참고로 홍준표가 노회찬이 고대 나온 줄 알고서 노회찬의 머리 벗겨진 것을 보니 나보다 선배이겠군 하면서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노회찬이 한참 후배인 걸 깨닫고 화를 버럭냈다고
한다. 노회찬 왈, 수배도 당하고 고생도 하다보니 겉으로 늙었습니다. ^^

젊어서 한참 사회변화를 위해 뛰었지만 동구권 사회주의 다 무너진 다음에는 고민도 많았다고 한다.
특히 평양을 갔을 때 나이어린 소녀들이 못 먹어서 제 나이보다 한참 어리게 보일 때는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로자 룩셈부르그의 무덤에 꽃을 던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너진 사상의 쓸쓸한 퇴장에 등을 돌리게 된다.

세계의 변화 덕분에 진보라는 큰 물결도 여러가지 스펙트럼으로 나누어 질 수 밖에 없다.
그 다양한 흐름 중 하나가 현재의 민노당이다.
밖에서 개혁을 외치는 것과 하나의 정강정책을 현실에 접목시키는 것과는 다르다.
노회찬 개인 의견으로도 열우당의 자칭 실용주의적 변신을 퇴보요 야합이라고 비판하지만
한편으로 장하성 식의 외자를 끌어들여 재벌을 견제하자는 태도에도 거리를 둔다.
삼성에 가서도 강연하다보니 무노조비판이 나오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성과를 무시하지는 않는다.

이래 저래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초보 국회의원이다.

다른 책에서 말잘해서 성공한 사람으로 꼽히는 노회찬인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가방끈 짧은 사람들에게도 어려운 개념을 쉽게 쉽게 전달하려고 수십년간 노력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덕분에 빚 줄이려고 쓴 재미있는 조선왕조실록 읽기라는 책도 나왔다.
100% 동조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자기 소신을 지키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그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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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5-17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찬사를 보냅니다.^^

사마천 2005-05-17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되도록 처음 뜻이 변하지 말아야죠.
초심이 바뀌는 사람들에게 늘 실망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