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왜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나?
김경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가볍게 시작한 독서였는데 전체적으로 꽤 흥미로왔다.

라디오 아침프로에서 대담한 내용을 정리했다고 하기에 그냥 쉽게 풀어냈구나고
지레 짐작했다. 좀 읽다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괜찮은 내용이 많았다.
덕분에 쉬우면서도 유용한 독서라고 결론지을 수 있었다.

시사성있는 프로그램의 생명은 속도다. 지금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얼마나 빨리 정확히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여기 거론된 소니와 삼성의 TV,메모리 등에서의 제휴나
PC산업의 원조 IBM이 PC를 중국기업에 팔아치운 것이나
소니의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할인점으로 내려온 것 등을 서로 묶어서 비교해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읽다보면 산업들 간의 장벽이 점차 없어지는 이른바 컨버전스가 현실로 다가온다는
점이 느껴졌다. PC 업체인 Dell이 TV에 까지 진출하는 의도는 무엇일까?
PC 산업 자체가 포화되고 일반제품화 되면서 수익율이 점차 낮아지고
만들어 봐야 부품업체 좋은 일만 시킨다.
가령 메모리를 만드는 국내의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는 무려 30%가 넘는 수익을
가져가지만 삼보컴퓨터만 보더라도 수익은 잘 해야 몇프로에 머무른다.

그러면 TV에서 꼭 Dell이 승산이 있을까? 전통적 의미의 TV라면 가전업을 따라가기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TV가 진화한다는 것이다. 저장장치가 붙어서
다운 받은 Divx, MP3 파일을 저장할 수 있게 된다. 당장 요즘에 EBS 방송 다운 받는
모습이 주변에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저장장치,네트워크,오퍼레이션 SW 등이 붙게 되는데
이게 도대체 TV인지 PC 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면 Dell도 기회가 오게 된다.

이런 식의 변화들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핸드폰에 칩을 하나 붙이더니 통신업체가 아예 은행 업무를 대행하는게 유행이 되버렸다.
여기서 한가지 더 나가면 칩이 강화되면서 자판기 정산, 교통카드 등 소액결제를 대행하면서
카드 업으로 확장되버릴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이 LG카드를 사들이는 사태가 나올지도 모른다.
이 모든게 다 컨버전스의 유형들이다.

또 애플과 MS의 음악 다운로드 대결은 한국의 레인콤을 비롯한 제조업체에게도
막바로 영향을 준다. 폐식용유를 가지고 차를 달리게 만들었기에 중국집을 돌아다니며
식용유를 구하는 모습도 재미있다.

또 따라가다 보면 점차 국가간의 경계도 희미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아웃소싱을 통해 서비스의 국제 분업이 이루어지는게 한쪽에는 기회 다른 쪽에는 위기로 나온다.
이 흐름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잘 따라가는게 상책이다.
미리 대비하면서.

전반적으로 다채로운 소재들이었다. 1년 이상 진행된 프로였지만 책으로 읽으니 훌쩍 넘어간다.
그런 점에서 독서는 세상을 읽는 데 매우 좋은 스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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