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하 매점이 새로 생겼다. 물건 사러 가보니 주인 아저씨가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다. 곰곰히 기억을 짚어 보니 얼마전까지 회사의 고참 팀장으로
계시던 분이다. 이제는 양복을 벗고 작업복 차림으로 카운터에 앉아계신다.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하고 찾아오는 사람을 손님으로 보기 보다
한참 후배 부하 사원 취급하는 듯 하다.
그냥 썩 좋지 않은 분위기가 가게에 깔리고 있었다.
그렇게 1달 가량이 지났다.
주인 아저씨의 얼굴이 점점 밝아지고 있었다.
왜 그럴까?
답은 아마 월 결산을 해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들어 오는 돈이 꽤 되는 것을 보고 이제 마음이 바뀌신 것이다.
후배 사원의 별로 존경하지 않는 듯한 말투들도
이제는 모두 돈이 내는 쨍그렁 소리로 바뀌어 들린다.
시간이 갈수록 얼굴은 점점 밝아진다.
원효가 해골물 먹은 이야기도 사실 같은 구조다.
사람의 일은 대체로 마음먹기 나름이다.
일하면서 주변의 까탈스러운 사람이나 행위에 대해
너무 실망스러워말라. 그렇게 어려운 일들이야말로
당신이 풀어야 할 과제다. 그게 회사가 자동화된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하지 않고 사람을 고용하는 이유일 것이다.
팀장의 까다로운 주문, 선배의 고압적 태도, 동료의 냉소적 비협조
모두들 힘들겠지만 사람으로 보지 말고 돈으로 보라.
갑자기 소란이 쨍그렁 소리로 들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