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중국과의 대화
정덕구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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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정말 많은 책들이 다양하게 쏟아져나온다.

하지만 그 중 상당수는 낮은 곳, 다녀본 주변을 그려낸 잡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 이 책의 저자 정덕구는 전직 산자부 장관이고 최근에도 경제부총리 하마평에 오르내릴
정도로 관료적 식견을 가지고 있다. 북경대에서 강의하면서 주로 중국의 고위직들과
인터뷰를 했고 그 결과들을 여기에 모았다.
캐사르의 갈리아전기를 높이 쳐주는 것은 역사적 상황전개에서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한 의사결정자가 상황에 대해 솔직히 묘사하기 때문이다.
앞서 많은 허접한 책들이 아래로부터 올려다 보는 관점을 취했다면 이 책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라 훨씬 효용이 높다.

지금 중국은 과연 사회주의일까? 아니다. 내 생각에는 차라리 관료 통제의 개발 자본주의라
보는 쪽이 합당하다. 워낙 덩치가 크고 내부적 차별이 심하고, 변화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같이 가는 모든 사람들 또한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성장에 홍콩은 이미 빨려들어가 버렸고 결과는 부동산값의 대폭락과
산업의 상해로의 이전이다. 대만 또한 많은 자본이 중국으로 넘어가서 내부에 남은
제조업은 점점 줄어간다. 다음 차례는 한국과 일본이다.

블랙홀처럼 자원과 산업,사람을 빨아가는 중국 옆에서 앞으로도 투덜대고만 있을 것인가?
아니면 하나씩 현안들을 짚어가면서 대비할 것인가?
읽다보면 최근 우리 주변에서 논란이 되는 6자회담, 개혁개방의 속도, 올림픽 준비
그리고 위안화 절상 등 각종 현안에 대한 고위관료들의 꽤 솔직한 견해들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이들 관료들은 모두 공산당원이고 천안문과 같은 민중의 봉기를 두려워하며
안정속의 통제된 성장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당연히 보수적이고 정치개혁에는 소극적이다.
그리고 그들이 정말 생각하듯이 팍스 시니카가 이루어질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길을 걷는다면 결국 그들은 잠에서 깨어난 용으로 다시 아시아의 맹주로서
부활 할 것이다.

참고로 황병태가 중국대사를 할 때 중국의 고위관료들이 그에게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과거 박정희때 경제기획원에서 활약한 그의 경험을 공짜로 컨설팅 받기 위해서 수많은
면담을 시도했다고 한다. 반면 우리도 성과는 있었다. 외교에 무지했던 YS가 북한에 대한
미국의 폭격 직전에 중국에 와서 경제제제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려다(무슨 망신일까?)
중국지도부를 잘 이해하고 있는 황병태의 만류에 그만두었으니.
지도자의 무지는 늘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온다.
멀리 임진왜란,병자호란,일제의 식민지배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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