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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교수의 지중해 문화기행 - 아름다운 문화 속의 매력적인 삶
이희수 지음 / 일빛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이희수 교수는 한국이 보유한 몇 안되는 터키 및 아랍권 전문가다.
본인도 늘 여행을 좋하하고 그 결과물을 좋은 글로 남겨서 우리에게 전해준다.
이번에 나온 책은 지중해 주변의 여러나라들을 모은 것이다.
여기에 거론 된 나라들에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하나 떠오르는 것은 전성기 로마의 영향이 바닥에 깔렸다는 점이었다.
물론 로마의 확장에 카르타고의 멸망이라는 비극을 포함해 무수한 피정복민들의
한이 있겠지만 로마법이라는 보편적 원리에 의한 통치가 주는 매력도 있었을 것이다.
더해서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은 카톨릭이라는 공통점을, 리비아 등은 아랍사회라는
점으로 묶일 것이다. 터키는 그 중간에 있는 나라라 동과서, 세속과 종교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지중해라는 바다가 한편으로는 호수와 같이 잔잔해서 주로 노를 저어서 이동하는
갤리선을 활용한 교역이 활발했다. 항구들 위주로 문화가 발달했는데
이방인을 꾸준하게 보다보니 타인에 대한 개방적 태도가 특징이다.
교역이란 늘 상대방도 이익되고 나도 이익이 되야 지속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차이를 인정하되 강조하지 않고 서로 같이 만들어갈 이익을 중시한다.
반면 종교를 앞에우며 밀어붙이는 조류도 몇번 있었다.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을 태운 기독교의 야만, 그라나다의 아랍인을 학살한
기독교의 재정복 운동의 야만 등이 대표적이다. 하긴 이러한 행동도 모두 신의 이름으로
수행하니 그들로서는 천당갈 짓이라고 기뻐하면서 했을 것이다.
광기가 사라지고 남은 폐허를 보면서 후세의 사람들은 안타까워 한다.
오늘 잔잔하고 평화로운 이 공간들을 보면서도 어제 여기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영웅들의 영광과 비극이 떠오르게 된다.
절대 권력도 결코 영원하지 않기에 오늘의 승자 로마도 지금 멸망해가는 카르타고와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을. 한 때 세계를 호령하던 대 장군들도 대부분 쓸쓸히 말년을
맞아간 것을 인간은 겸손함을 배우게 된다.
한국은 여전히 자신을 모른다. 왜냐고? 경계를 벗어나서 남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에. 반면 지중해 문화는 늘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왔기에 자신의 고집을
버리는게 미덕이라는 점을 안다. 여행을, 남을 알고 나를 알기 위한 여행을 떠나고 싶다.
한가지 안타깝던 점은 이교수도 모든 면을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는 점이었다.
한니발이 로마를 정복?다고 하는데 마치 로마시를 점령한 것처럼 묘사된 점이 옥에 티다.